한여름을 잡는 부산 음식 '밀면'
한여름을 잡는 부산 음식 '밀면'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8.0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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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뙤약볕에 더위를 식히고 입맛을 돋우는 대표적인 음식은 냉면과 밀면이다시원한 면 요리 한 입은 무더운 여름에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다

우리나라의 3대 냉면인 진주냉면, 평양냉면, 함흥냉면은 메밀면에 육수를 부어 만든다.

밀면의 기원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다. 6.25 전쟁 이후 부산에서 메밀은 구하기 어려운 식재료였다. 이북 출신의 피난민이 미군의 구호품인 밀가루에 전분을 섞어 면을 뽑고 소나 돼지 뼈 등을 우려 육수를 내고 양념장을 올려 냉면을 대신하여 먹었던 '밀 냉면''밀면으로 불리며 부산의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계절 음식으로 부산 전역의 식당 곳곳에 여름이면 '밀면 개시'라는 문구를 볼 수 있고, 냉면 전문점에서는 여름 한 철 메뉴로 밀면을 함께 판매하곤 한다.

오늘날 밀면의 경우 대체로 밀가루에 고구마 전분이나 감자 전분 등을 배합해 만드는데, 종류는 크게 물밀면, 비빔밀면으로 구분된다.

밀면은 면발의 쫄깃함과 감칠맛 나는 육수, 특유의 양념장이 특징이며 시원함과 새콤달콤한 맛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밀면집 몇 곳은 인터넷과 입소문으로 그 맛이 널리 알려져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야 맛볼 수 있을 만큼 유명하다.

밀면은 면 위에 고추장 양념을 얹고 수분을 뺀 꾸덕꾸덕한 고기와 오이채, 식초에 절인 무, 세 번 슬라이스 친 달걀 반쪽을 웃기로 올려준다. 비빔밀면은 가오리회가 추가된다. 테이블 위에 있는 식초와 겨자를 적당히 치면 맛이 풍성해진다.

D 밀면 전문점에서 만난 김태현(36) 씨는 "서울에서 이곳까지 밀면을 먹으러 왔다. 새콤달콤한 비빔냉면에 따뜻한 육수를 함께 마시는 것도 좋고 쫄깃하고 큼지막한 오향장육에 탱탱한 면발을 싸 먹으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진구의 대표적인 밀면 전문점인 K 밀면을 운영 중인 김 모 씨는 "밀면을 만들기 위해 하루 평균 70kg가량의 밀가루로 생면을 만든다. 더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밀면을 만들기 위해서 직접 면을 뽑는다""육수는 사골과 양지, 돼지 뼈 등을 넣고 40시간 이상 푹 끓인 후 한약재를 첨가해 24시간을 더 고아낸다밀면 한 그릇에도 시간과 정성을 들어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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