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다루기
말 다루기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8.12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나라에 말을 타고 길을 가던 어떤 사람이 급한 일 때문에 한 걸음이라도 빨리 가지 못해 안달이었다. 그러나 말 다루는 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온갖 방법으로 채찍을 휘둘러보았지만 말은 빨리 가지 못했다.

강가에 이르렀을 때 그 말은 아예 멈춰 서서 도무지 가려고 하지 않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그는 말에서 내려 말을 한참 동안 물속에 처박았다.

다시 말에 올라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또 멈춰 서서 가지 않았다. 그 사람은 또 말에서 내려 말을 물속에 한참 동안 처넣었다. 세 번이나 거듭했지만 말은 가다가는 멈추고 가다가는 멈추고 하는 것이었다.

▶ 이 사람이 말을 다루는 기세는 말 길들이기의 명수라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말 다루는 기술은 조금도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거칠게만 다루었다. 이런 방법은 말을 다루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말을 잘 다루려면 말의 생리와 성질을 잘 알고 이끌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나라를 다스릴 때도 백성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추구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무조건 권력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객관적이지 못하고 동의를 받지 못한 권력은 권력이 아니라 폭력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