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선언한 대안정치' 제3지대 구축 험로 예상
'결별 선언한 대안정치' 제3지대 구축 험로 예상
  • 뉴시스
  • 승인 2019.08.13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당 아닌 개별적인 비교섭단체…모임 아닌 지위 획득 필요
바른미래 호남계·무소속 의원들·외부인사 합류 여부 관건
호남계 '결 다르다' 반응…김경진은 무소속 출마 선언
손금주·이용호는 민주당 복당 거부 후 섣불리 못 움직여
'조속한 창당' 주장도 제기…유성엽 "금명간 창당추진위 발족"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의원이 민주평화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주, 박지원, 장병완, 장정숙, 유성엽, 천정배, 김종회, 최경환, 윤영일 의원.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의원이 민주평화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주, 박지원, 장병완, 장정숙, 유성엽, 천정배, 김종회, 최경환, 윤영일 의원.

민주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가 12일 집단 탈당을 선언했다. 당내 세력으로 활동할 때와 달리 야전으로 나온 셈이다. 제3지대 대안 신당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뛰쳐나왔지만 당장 이들에게는 세력 결집을 위한 기반 마련부터 시작해 험로가 예상된다.

대안정치는 이날 오전 평화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9명이 해당된다. 대안정치 대변인이자 평화당 원내대변인인 장정숙 의원은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평화당에서 활동했지만 소속은 바른미래당이다. 이에 탈당계가 아닌 당직사퇴서를 제출했다.

대안정치라는 모임으로 묶여있지만 따로 신당을 창당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당적을 스스로 잃게 된다.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무소속 의원 신분이 되는 것이다. 현역 의원 9명(장정숙 의원 제외)이 있다 하더라도 당적이 없어서 9명이 동일한 비교섭단체 신분을 가질 순 없게 된다.

현행 국회법에도 의석수 20석 이상인 정당을 교섭단체로, 20석 이하인 정당은 비교섭단체, 또 무소속 의원 개개인을 비교섭단체로 규정할 뿐 무소속 의원 연대를 하나의 비교섭단체로 구분하지는 않는다.

이에 탈당계를 제출한 9명의 무소속 의원과 장정숙 의원의 모임인 대안정치가 하나의 비교섭단체로서의 지위를 받도록 해야 한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회의에서 유성엽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회의에서 유성엽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만약 비교섭단체 지위를 인정받게 되면 공식적으로는 9석을 차지한 단체가 되기 때문에 원내 제4정당의 지위를 갖출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평화당이 사용하는 국회 본청 공간들을 대안정치가 사용하게 될 수도 있게 되며 본청 내 베이스캠프를 가진 상태로 제3지대 세력 결집이 보다 용이할 수 있다.

대안정치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 이러한 내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문 의장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 지는 미지수다.

대안정치는 새로운 대안 세력이 온건 진보층과 합리적 보수층, 국민의 40%에 달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 계층이 자신의 주장을 펼 수 있는 토대를 다져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대안정치에 필요한 것은 세력 결집이다. 현 상태에서 대안정치가 세를 확장할 수 있는 부류는 외부인사와 현 바른미래당 소속인 호남계 의원들,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외부인사의 경우 대안정치 중진 4인(박지원·유성엽·장병완·천정배)이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구체적인 상황을 맞닥뜨리기 전까지는 함구하기로 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은 유력인사를 영입하면 대안정치의 대표직을 맡기기로 했다. 그때까지는 평화당 원내대표였던 유성엽 의원이 임시대표를 맡는다. 대안정치가 공식 대표를 추인하는 것을 계기로 제3지대 구축에 동참하는 외부인사들의 면면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출범기념 세미나에서 박지원 의원과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출범기념 세미나에서 박지원 의원과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의 경우 자신들의 '제3지대'는 대안정치가 말하는 것과 결이 다르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대안정치 의원들과 함께 제3지대 구축 논의를 이어가며 관련 토론회도 수차례 공동 주최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구상하는 대통합 차원의 제3지대 구축과 대안정치의 그것에는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대안정치 쪽에서 바른미래당으로 합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당에 남아있는 의원들을 끌어들이는 것과 무소속 의원 잡기도 대안정치의 과제 중 하나다.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경우 앞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때문에 이들의 합류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서는 신속한 창당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다음달 정기국회가 열리고 중순부터는 추석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제3지대 구축 바람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 임시대표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금명간 창당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창당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정기국회 전이나 후 등 (시점을) 논의하기보다는 가능한 빨리 창당추진위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별도로 탈당계를 제출한한 김경진 의원의 경우에는 무소속 출마까지 선언하면서 대안정치 합류에는 선을 그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