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위에 행복을 그린다, 수채화 작가 김근혜씨
캔버스 위에 행복을 그린다, 수채화 작가 김근혜씨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8.13 18: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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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그림 최초로 `신사임당 미술대전' 대상 수상
"친정엄마와 함께 취미로 시작한 그림…색을 칠해서 생명을 불어넣는 행복"
"계절의 흐름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림을 통해 느끼면서 긍정적으로 살아"
김근혜 작가
김근혜 작가
 

 

그녀의 붓이 움직인다. 흰 캔버스 위에 그녀는 오늘 꽃 한 송이를 활짝 피워낸다.

김근혜 씨는 10여 년 전 친정엄마와 함께 우연히 방문한 문화교실에서 첫눈에 수채화 그림과 사랑에 빠졌다. 그 후 선생님을 찾아다니며 수채화를 배웠다.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지에서도 그림 소재만 찾아다니느라 뒤처져서 핀잔 듣기가 일쑤지만, 노력 끝에 2017년 신사임당 미술대전에서 수채화 최초로 대상을 받는 등 이제 그녀의 그림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다.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경인미술관 제3 전시관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앞둔 김근혜 씨는 만나 그녀의 미술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ㅡ 이번이 첫 번째 개인전인가?

그렇다. 그동안 약 40회의 단체전을 했고 2015년 2018년에는 다른 작가님과 함께 부스 개인전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오롯이 개인전을 가진다. 떨리지는 않지만, 기대된다나무, , 풀 등에 이끌려 여기까지 왔다. 새하얀 캔버스 위에서 붓을 통해 피어나는 꽃은 자연에서 치는 꽃과는 사뭇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이번 전시회는 바라보는 그것 만으로도 편안해지는 색으로 마음껏 자연의 다채로움을 담은 그림들을 보여드릴 예정이다. 부족한 점이 많다. 아직도 남들 앞에 내어놓기 부끄럽지만, 오셔서 격려 부탁드린다.  

ㅡ 그림을 처음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남동생의 권유로 친정엄마를 모시고 문화교실에서 동화 같은 파스텔화를 배웠다. 파스텔화 수업을 받으러 갈 때마다 수채화 교실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그 안에서 수채화를 그리는 사람들이 정말 부러웠다. 건강문제로 친정엄마가 파스텔화를 더 그리지 못하게 되시면서 나는 수채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그림공부를 하면서 수채화를 그리게 되었다.

ㅡ 그 전에 그림을 그려 본 적이 있나.

전혀 없다. 어린 시절 다양한 꽃들이 피어있는 화단 가꾸는 것을 좋아했다. 자연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 꽃들을 가꾸고 돌보면서 한 번도 '그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림은 나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유명 디자이너로 일하는 남동생과 미대를 졸업한 딸 덕분에 예술을 쉽게 접할 수는 있었지만, 아마도 내가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친정엄마 덕분이라고 생각이 든다.

친정엄마는 유난히 색채 감각이 뛰어나셨다. 한복을 곱게 지어 입으시면 동네 사람들이 따라 만들어 입을 정도였다. 친정엄마의 유전자 덕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ㅡ 꽤 많은 공모전에서 수상한 이력이 돋보인다.

내 그림이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생각되었다. 그래서 다양한 공모전에 그림을 출품했다. 감사하게도 좋은 평가 덕분에 여러 번 수상을 할 수 있었다. 나의 작품이 많은 사람에게 예술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감동의 느낌으로 전달된다는 생각에 많이 참여했었던 것 같다. 제 18회 신사임당 미술대전 대상 수상 후 공모전 참가는 잠깐 쉬고 있다

ㅡ 본인이 특별히 좋아하는 그림은 무엇인가

▷ 2017년 신사임당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가을'이란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 그림을 완성하는데 4개월의 시간이 소요되었던것 같다. 그 그림은 수상과 동시에 협회에 기증이 되었다

가을

ㅡ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가.

물의 농도로 색의 명도와 채도를 조절하는 수채화 그림에서 당분간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다. 앞으로도 수채화로 계속 그림을 그리고 싶다. 나만 그동안은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림을 그렸는데 이제는 내 생각이 들어간 나만의 그림을 그려보려고 한다. 실존하지 않지만, 실존하는 상상 속에서만 필 것 같은 꽃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 같은 백합을 그려도 누군가의 눈에는 활짝 핀 백합으로 보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꽃봉오리를 닫은 백합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 나만의 완성했을 때 더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과정이 즐거우면 결과물도 만족스러울 그것으로 생각한다. 사진과 영상은 불가능해도 그림으로는 가능한 그런 작품을 완성해보고 싶다.

ㅡ 김근혜라는 사람에게 그림은 어떤 의미인가.

살면서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나 역시 옛날에는 삶이 어려울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하다. 빨리 스케치해서 색을 입히고 싶고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열정이 넘친다. 그림을 통해서 계절이 흘러가는 것도 느끼고 긍정적인 삶의 기운도 받는다. 평생 그림을 그리면서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겠다.

회사후소(繪事後素)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이후에 한다는 말로 그림은 기교보다 화가의 품성이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자연을 사랑하는 밝고 따뜻한 감성을 가진 그녀, 그러면서 자신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얼굴을 붉히며 말하는 김근혜 씨는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진작부터 자기 안에 화가를 길러 왔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림을 그리는 그녀의 앞으로의 그림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김근혜 개인전

The Solo Exhibition by Kim Geen Hae

2019년 8월 14일(수)~ 8월 20일 (화)

경인미술관 제3전시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11-4 경인미술관 T. 02-733-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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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5 23:22:12
멋지다 나이 들어 저렇게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