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물어 봐야 한다
그래도 물어 봐야 한다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8.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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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석가모니는 보리수 아래 단정히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고 선정에 들었다. 문득 귓전에 들려오는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두 눈을 뜨고 보니. 두 농부가 살찐 돼지를 운반하고 있는 중이었다. 석가모니가 물었다. "당신들이 가지고 가는 건 무엇이오?"

농부가 웃으며 되물었다. "부처님의 지혜는 끝이 없다고 하던데 돼지도 모르신단 말씀입니까?"

석가모니는 합장하고 말했다. "알아도 물어 봐야 한다오."

▶ 모든 지혜가 원만 구족한 부처님이 돼지를 몰라서 물어봤겠는가? 그럴 수도 있다. 지혜와 지식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오늘날 이 땅에 내려와서 컴퓨터를 처음 접한다면 바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을까? 우스운 질문 같지만 사실 이런 질문은 굳이 할 필요도 없다. 부처님은 삶의 지혜를 깨달은 사람이지 눈 깜짝할 사이에 생겨나는 갖가지 지식과 정보에 통달한 사람이 아니다. 새로 생겨나는 지식과 정보는 누구라도 물어봐야 한다. 알아도 물어봐야 한다는 말은 그만큼 자신의 지식과 지혜에 자만하지 말고, 겸허하게 끊임없이 묻고 되물어 탐구해 나아가라는 말이다. 공자도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은 어떤 사람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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