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나오는 곳
쌀이 나오는 곳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8.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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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경은 북송 시대의 못된 간신이다. 그의 손자들은 모두 비단옷만 입고 기름진 음식만 먹으며 어려서부터 금지옥엽으로 자랐다. 채경은 손님들 앞에서 늘 자기 손자들이 남달리 총명하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어느 날 기분이 좋아진 그가 손자들을 거실로 불러들여 장난삼아 물었다.

"너희들 날마다 밥을 먹지? 쌀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누가 말 좀 해보겠느냐?"

한 손자가 나서며 대답했다. "절구에서 나옵니다"

그 말을 듣고 채경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손자가 곁에서 소리쳤다. "아니야, 내가 보니까 돗자리에서 나오던 걸."

당시 수도에서는 쌀을 운반할 때 가마니에 넣었기 때문이었다.

▶ 콩과 보리도 구분 못하는 사람을 숙맥이라고 한다. 사실 농촌에서 자라지 않았거나 농사를 지어 보지 않은 사람은 벼를 심어서 사람이 먹기까지 농부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도 모르고, 쌀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도 모르는 숙맥이 많다. 더구나 귀족의 자제로 태어나 호의호식하고 풍족하게 자라던 아이들이 어떻게 세상 물정을 알며 남의 어려운 사정을 알겠는가? 남의 어려운 사정을 모르는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를 이끌어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자녀들이 아무리 귀엽고 사랑스럽더라도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채워 주어서는 안 된다. 세상에는 뜻대로 안 되는 일도 많고, 무엇이든 자기가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귀한 자식일수록 제 힘으로 살 수 있도록 자립심을 길러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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