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남불의 이유
조로남불의 이유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8.26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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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하이더는 귀인 편향을 이야기 한다. 귀인 편향은 특정한 결과를 초래한 원인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상황에 따라 다른 기준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행동을 평가할 때는 결과를 유발한 상황에 따른 판단을 먼저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행동을 평가할 때는 내재한 기질적 원인에 의한 판단을 먼저한다.

귀인편향에 따라, 같은 상황이라도 다른 기준을 둔다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타인이나 타 집단을 평가할 때는 내재한 성격, 동기, 태도 등에서 원인을 찾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을 평가할 때는 원인을 외부환경, 우연성, 사회문제 등에서 찾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기준이 다르기에 같은 결과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조로남불 경향성은 사실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행동이다. 잘못된 결과에 대하여 스스로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본능적인 방어기제이다. 이런 경향이 있어 실패를 해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다시 도전해 갈 수 있다.

어린이들이 무엇인가를 배울 때가 있다. 어린이가 한 손으로 공을 던지고 재빠르게 배트를 잡고 스윙을 한다. 헛스윙을 한다. 다음에도 공을 더 높게 던지고 스윙을 해보지만 헛스윙을 한다. 한 번 더 스윙을 해보지만 공을 스치지 못한다. 하지만 어린이는 상심하기보다는 자신이 공을 너무 잘 던졌다면서 합리화한다. 이런 방어기제 덕분에 자신감을 잃지 않고 도전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향이 너무 심할 경우에는 자신과 주변에게 문제가 된다. 모든 일에 핑계를 대며 회피하는 사람이 있다. 항상 남의 탓만 하는 사람을 목격한다. 자신에게는 최대한 관대하면서, 남에게만 유독 엄격하게 구는 사람이 있다.

때로는 조로남불의 경향과 그 이면에 있는 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수 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려 노력할 때 좀 더 균형 잡힌 시선이 만들어질 수 있다. 타인과 전체의 입장에서 공감해보려는 자세가 원만한 사회관계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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