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나를 사랑해 줄래요?”. 에이징 월드 展
“내일도 나를 사랑해 줄래요?”. 에이징 월드 展
  • 전정연 기자
  • 승인 2019.08.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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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팀의 예술가들이 이야기하는 나이 듦에 대한 문제.
10월 2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개최

 

비영리 예술단체 이모저모 도소모의 '21g 언박싱', 2019, 벽에 접착 비닐 시트, 카보드 박스,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비영리 예술단체 이모저모 도소모의 관객참여형 프로젝트 '21g 언박싱', 2019, 벽에 접착 비닐 시트, 카보드 박스,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나이 드는 것이 즐거운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노화를 막기 위한 전 지구적인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는 모두 조금씩 나이 들어가고 있다. 동시에 오래 살고 싶은 바람 역시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다. 이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져 인간의 평균 수명은 수십년 사이 크게 늘어났고 노화도 늦춰지고 있지만 여전히 노년을 이질적인 타자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프로젝트그룹 SMSM의 '경고'. 2019, 5단 벽화(벽에 접착 비닐 시트), 자켓, 모자, 퍼포먼스,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노화에 대한 불안과 그것을 저지하고자 하는 욕망, 이로 인한 근거 없는 믿음의 유통 과정을 유쾌하게 비튼 작품.
프로젝트그룹 SMSM의 '경고'. 2019, 5단 벽화(벽에 접착 비닐 시트), 자켓, 모자, 퍼포먼스,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노화에 대한 불안과 그것을 저지하고자 하는 욕망, 이로 인한 근거 없는 믿음의 유통 과정을 유쾌하게 비튼 작품.

 고령화 문제는 이제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으며 한국사회 역시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 고령화 문제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다양한 사회적 양상들을 이야기하는 <에이징 월드 -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전이 오는 10월 2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 3층에서 펼쳐진다. 미술가, 디자이너, 건축가 등 15명(팀)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나이 듦에 진지한 성찰이 이어진다.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안네 올로프손의 '내일도 여전히 날 사랑해 줄래요(안네)', 2004, 피그먼트 프린트, 125×100cm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안네 올로프손의 '내일도 여전히 날 사랑해 줄래요(안네)', 2004, 피그먼트 프린트, 125×100cm

  고령 인구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노화를 낡음과 쇠약함으로 연결시키려는 경향이 짙다. 심지어 대중매체에서 드러내는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해 우리는 은연중에 노화에 대해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까지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나이로 인한 차별과 고정관념을 나타내는 ‘연령차별주의(Ageism)’란 용어도 생겨났다. 이번 전시는 한국 사회 안에 깊숙이 자리 잡은 연령차별주의와 이를 둘러싼 동시대 이슈들을 조망하는 자리로 전시명인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내일도 여전히 날 사랑해 줄래요?)는 참여 작가인 안네 올로프손(Anneè Olofsson)의 동명의 작품에서 따왔다.

그래픽 디자이너와 부동산 연구자로 구성된 옵티컬 레이스의 '1자녀 1주택', 2019, 벽 위에 접착 비닐 시트,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그래픽 디자이너와 부동산 연구자로 구성된 옵티컬 레이스의 '1자녀 1주택', 2019, 벽 위에 접착 비닐 시트,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이번 전시는 노화를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을 살펴보고 연령차별주의가 개인과 집단에 미치는 영향력과 그 근원을 살펴보기 위해 세 개의 전시 섹션과 퍼블릭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첫 번째 섹션인 <불안한 욕망>에서는 노화를 성형, 쇼핑, 강박적 자기관리 등 외형적으로만 소비하고 접근하는 사회 분위기와 그 원인에 대해 살펴본다. 두 번째 섹션인 <연령차별주의 신화>에서는 ‘노화’에 대한 개인과 집단의 인식차로 인한 소외, 세대 간의 갈등 등 사회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아가 세 번째 섹션인 <가까운 미래>는 시간을 가까운 미래로 돌려본다. 우리가 나이 들었을 때의 모습과 환경을 예측하며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오형근, 호랑이 무늬 옷을 입은 아줌마, 1997년 3월 27일, 1997,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01×100cm특정 연령대의 여성을 지칭하는 말에 담긴 편견과 혐오를 시각화하는 작품으로 우리 사회에서 나이 듦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오형근, 호랑이 무늬 옷을 입은 아줌마, 1997년 3월 27일, 1997,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01×100cm
특정 연령대의 여성을 지칭하는 말에 담긴 편견과 혐오를 시각화하는 작품으로 우리 사회에서 나이 듦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전시 기간 동안 나이 듦에 대한 생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퍼블릭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가령 이가 없이 잇몸으로 식사를 경험하고 노화를 생각하게 하는 소셜 다이닝 프로젝트 <예술가의 런치박스 x 가정식>이나 웰 엔딩과 미니멀 라이프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 <21g 언박싱> 등 관객참여 프로젝트부터 도슨트 투어, 에듀케이터와 전시 감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세부 프로그램 내용은 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웹사이트(sema.seoul.go.kr) 내 교육/행사 섹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02)2124-8800

참여작가 = SMSM (Sasa[44], 박미나, 최슬기, 최성민), 나탈리아 라사예 모리요, 로렌 그린필드, 박은태, 삼프사 비르카예르비, 안나 비트, 안네 올로프손, 오형근, 옵티컬 레이스, 와이즈 건축, 윤지영, 이모저모 도모소, 이병호, 일상의실천, 커먼 어카운츠 이상 15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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