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변이 낮춘 세포배양 독감백신 본격 출하
SK바이오사이언스, 변이 낮춘 세포배양 독감백신 본격 출하
  • 뉴시스
  • 승인 2019.08.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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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공장 현장 가보니...유정란과 '한판 승부'
겨울 채비 한창…500만도즈 공급
세포배양 독감백신 검수 모습.
세포배양 독감백신 검수 모습.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 가을과 겨울 치열한 독감백신 시장에서 유정란 백신과 진검승부를 내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SK케미칼의 백신 부문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유일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올해 첫 물량 출하를 마쳤다. 

시판 전 마지막 관문인 국가출하승인을 받고 경북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에서 본격 출하를 시작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 연말과 내년 초 국내 공급할 독감백신은 약 500만도즈(1도즈=1회 접종량)다. 전체 독감백신 올해 예상 공급량(2467만 도즈)의 5분의 1을 담당한다. 

올해 3가 독감백신 8종은 1425만도즈, 4가 11종은 1042만도즈가 공급될 예정이다. SK는 다음 달부터 전국 병의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포장 모습.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포장 모습.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는 과당 경쟁의 독감백신 시장 속 유일한 세포배양 백신이다. 

최대 경쟁자인 GC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를 포함해 보령바이오파마, GSK, 사노피 제품이 모두 유정란 기반이다. 최근 GC녹십자는 GSK의 ‘플라아릭스테트라’까지 품는 등 독감백신 덩치를 키우고 있다. 

유정란(달걀) 백신은 유정란에 독감 바이러스를 주입해 만드는 반면, 세포 배양 백신은 동물 세포에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세포배양은 유정란 방식 대비 생산 기간이 3분의 1로 짧아 독감 대유행 시 민첩하게 대응할 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엔 유정란에 비해 배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낮아 더 높은 예방효과를 제공한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SK는 고무돼 있다.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CDC(질병관리본부)가 2017~2018 시즌 독감백신의 상대적 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은 유정란 4가보다 11%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작년 2월 실제 유행하는 A형 H3N2 독감 바이러스와 배양된 백신 바이러스를 비교한 조사 결과에서도 세포배양 바이러스는 91%, 유정란배양 바이러스는 44%의 일치율을 보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연구에서 또한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에서 배양한 독감 바이러스가 유정란 배양에 비해 유전자 변이 발생 가능성이 낮게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정란과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를 활용해 각 15회 계대배양(세포 증식을 위해 새로운 배양접시에 옮겨 세포의 대를 계속 이어 배양하는 방법)을 실시한 결과, 유정란에선 총 3군데에서 변이가 발견된 반면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에선 변이 발생이 없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세포배양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세포배양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훈 CTO(최고기술경영자)는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유정란에서 세포배양 백신으로 전환되는 추세”라며 “작년 2월 세포배양 생산 기술을 사노피에 수출하기도 했으며, 올해 4월엔 세포배양 독감백신 중 세계 최초로 WHO PQ(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1000억 투자해 원액 생산량 2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 1000억원을 투자해 내년까지 독감백신원액 생산량을 현재의 2배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작년 7월 경북도-안동시와 MOU를 체결했으며 고가의 세포 배양탱크도 하나 더 구입할 계획이다. 

2012년 완공된 안동 공장 L하우스는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 선진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부유배양 기술(세포주를 배양탱크 안에서 띄운 상태로 배양)도 도입한 최고 수준 생산기지다. 

대지면적 6만3000㎡에 최첨단 무균 생산 시스템을 보유, 새로 발생하는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도 개발 즉시 대량생산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생산 완료된 스카이셀플루를 검수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생산 완료된 스카이셀플루를 검수하고 있다.

또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설비를 1회용 백으로 대체하는 싱글유즈시스템(Songle Use System)을 적용, 오염 가능성을 줄였고 세척 및 멸균 과정도 최소화했다. 

친환경 생산 시스템도 갖췄다. 지난 2013년 세계 3대 친환경 인증제도인 LEED에서 제약 공장 중 세계 최초로 골드 등급을 획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이상균 안동공장장은 “본격적인 독감예방 접종 시즌을 앞두고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모든 채비를 마쳤다”며 “국내 유일의 특장점을 앞세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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