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잠재성장률 2.5~2.6%로 하락…18년새 '반토막'
한국 잠재성장률 2.5~2.6%로 하락…18년새 '반토막'
  • 뉴시스
  • 승인 2019.09.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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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01~2020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재추정
"하락속도 빨라져…향후 잠재성장률 더 낮아질 것"
"구조개혁으로 생산성 제고, 노동시장 비효율 개선"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이 2019~2020년 중 2.5~2.6%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2005년 5.0~5.2%로 추정된 것과 비교하면 18년 만에 반토막 난 셈이다. 하락속도가 가팔라진 가운데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잠재성장률은 앞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의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9~2020년중 2.5~2.6%로 지난 2016~2020년중 2.7~2.8%보다 약 0.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2016~2020년 잠재성장률도 기존 추정치(2.8~2.9%)에 비해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를 모두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성장률을 의미한다. 2001~2005년 5.0~5.2%에 달했던 한국 잠재성장률은 불과 18년 만에 2.5~2.6%포인트 하락했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나빠졌다는 얘기다. 

이는 한은이 지난 2000년부터 2020년까지의 분기 자료를 토대로 2001년부터 잠재성장률을 재추정한 결과다. 15세이상 인구의 정점시기가 2033년에서 2031년으로 단축되는 등 인구추계 결과가 새롭게 바뀌고 통계 기준년 개편으로 실질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조정된 것을 이번 추정에 반영했다. 

잠재성장률 추정 방법에 있어서도 노동의 질적 측면을 고려하기 위해 노동투입을 '총취업자수' 기준에서 '총근로시간 기준'으로 변경하고 새로운 모형을 추가했다. 

그 결과 한국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0~5.2%, 2006~2010년 4.1~4.2%, 2011~2015년 3.0~3.4%, 2016~2020년 2.7~2.8%, 2019~2020년 2.5~2.6%로 지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추정된 잠재성장률 수준은 2010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존 추정치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2016~2020년 들어서는 더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기존 전망보다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2010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것은 총요소생산성(생산량 증가분에서 노동·자본 투입에 따른 생산량 증가분을 제외한 것) 개선세가 정체된 가운데 노동·자본 투입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특히 노동투입 기여도는 2001~2005년 0.8%포인트에서 2016~2020년 0.4%포인트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15세 이상 인구의 증가세가 둔화함에 따라 2016년 이후 노동투입 기여도가 빠르게 하락했다"며 "또 경제가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투자 둔화 등으로 자본투입 기여도도 큰 폭 둔화했다"고 말했다. 자본투입 기여도도 같은기간 2.1%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내려갔다.

향후 잠재성장률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 투자 부진세 등을 고려할 때 지속 하락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게 중요하다고 한은은 제안했다. 한은은 "각종 규제와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해 기술혁신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과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를 유도하고 저출산에 적극 대응해 노동공급 둔화 속도를 완화하는 데에 정책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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