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북한전 의미 잘 알아…좋은 경기 노력"(종합)
벤투 감독 "북한전 의미 잘 알아…좋은 경기 노력"(종합)
  • 뉴시스
  • 승인 2019.10.0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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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페이스' 이재익 "어떤 경쟁력을 보일지 볼 것"
이강인에 대해선 "기술력 뛰어나나 수비력은 보완해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스리랑카·북한과의 월드컵 2차 예선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9.30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스리랑카·북한과의 월드컵 2차 예선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9.30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북한 주민들로 가득할 평양 김일성경기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오히려 반겼다. 북한전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면서 다부진 투지를 보여줬다.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오전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10월 A매치 2연전이 유독 주목을 받는 이유는 북한과의 원정 경기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10일 화성에서 스리랑카와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 뒤 15일 북한에서 3차전을 갖는다.

남북 축구대표팀이 평양에서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과 최종예선에서 남북이 한 조에 묶인 적이 있지만 북한이 경색된 남북 관계를 이유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거부해 제3지역인 중국 상하이에서 격돌했다.

벤투 감독은 "북한전은 이동과 잔디 등 모든 분야의 안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다. 이동수단이나 적응 등을 대비하고 있다. 어느 것이 가장 좋은지 모든 선수들이 모인 이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전은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다. 김일성경기장은 북한 축구를 상징하는 장소로 10만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다.
 

이강인(발렌시아)이 5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바샥셰히르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후반 26분까지 71분을 소화했다.만 18세198일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강인은 역대 최연소 출전 7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강인(발렌시아)이 5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바샥셰히르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후반 26분까지 71분을 소화했다.만 18세198일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강인은 역대 최연소 출전 7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한국 팬들의 원정 응원은 불가능하다. 만일 이뤄지더라도 소규모만 평양에 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국 선수들은 엄청난 압박감 속에 경기에 임해야 한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많은 관중 앞에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빈 경기장에서는 동기 부여가 잘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만원 관중이 오는 것은 선수들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오히려 반색했다.

이어 "나는 외국인이지만 북한전이 한국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알고 있다"며 "선수들이 집중해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잘 도울 것이다. 여느 경기와 마찬가지로 변수들이 있엤지만 그런 부분에 스트레스를 받아도 변하는 것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10월 A매치에 나설 25명의 명단에는 축구대표팀 에이스이자 현재 아시아 최고 선수인 손흥민 등 기존 멤버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발렌시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이강인과 잘츠부르크에서 펄펄 날고 있는 황희찬도 합류했다.

공격진은 김신욱(상하이 선화)과 황의조(보르도)로 꾸려졌다. 백승호(다름슈타트), 황인범(밴쿠버),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나상호(FC도쿄) 등 역시 이변없이 뽑혔다. 부상에서 회복한 남태희(알사드)는 모처럼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재익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 우치의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패한 후 운동장에 앉아 아쉬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U20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9.06.16.
이재익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 우치의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패한 후 운동장에 앉아 아쉬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U20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9.06.16.

눈에 띄는 이름은 이재익(알라이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우승에 기여한 이재익은 생애 첫 A대표팀 승선의 영예를 안았다. 왼발잡이 센터백인 그는 박지수(광저우 에버그란데) 권경원(전북) 등과 경쟁한다.

벤투 감독은 "이재익은 연령별 대표팀과 U-20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많이 봤다. 알 라이얀과 강원에서의 모습 또한 체크했다"면서 "지금 시기에 한 번 테스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발탁했다고 출전 기회를 얻는다는 말을 못하겠지만 어떤 경쟁력을 보일지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6라운드 헤타페와 경기에서 대망의 리그 데뷔골을 터뜨린 이강인에겐 칭찬과 조언을 함께 던졌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강인 또한 관심있게 꾸준히 보고 있다. 기술이 상당히 좋고 발전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 여러가지 상황에서 자신의 장기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면서도 "수비력에선 보완할 점이 있다"고 했다.

"이강인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기회를 얼마나 줄지, 혹시 나가게 되면 어떤 포지션에서 뛰게 될지는 차차 검토하겠다"고 짚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남태희에 대해선 "가진 기술력이 출중한 선수"라면서 "포워드 바로 밑에서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뛰거나 중앙 미드필더, 측면에서의 프리롤을 줘도 제몫을 한다. 볼을 가지고 뛸때 장점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황인범(가운데)이 2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디그니티 헬스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2019 미 메이저리그 사커(MLS) 33라운드 LA갤럭시와의 경기에서 결승 골을 넣은 마이켈 치리노스와 환호하고 있다. 황인범은 선제골과 결승 골에 도움 2개와 세 번째 골에 기여하면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2019.09.30.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황인범(가운데)이 2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디그니티 헬스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2019 미 메이저리그 사커(MLS) 33라운드 LA갤럭시와의 경기에서 결승 골을 넣은 마이켈 치리노스와 환호하고 있다. 황인범은 선제골과 결승 골에 도움 2개와 세 번째 골에 기여하면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2019.09.30.

꾸준히 발탁하고 있는 황인범에 대해선 "칭찬할 것이 너무 많다. 말하자면 시간을 너무 오래 쓸 것 같다"면서 "전천후 미드필더로서 모든 역량을 갖췄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대응할 수 있고 어지간한 포지션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 계속 뽑고 있다"고 했다.

스리랑카전과 북한전은 지난 투르크메니스탄전과 비슷한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어떻게든 공략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도 전반 30분까진 좋았다. 하지만 이후 상황에서 내가 전술 변화를 주면서 어려움을 겪은 부분이 있다. 측면에 공간이 있었음에도 중앙 지향적인 플레이를 펼쳤다"고 짚었다.

"상대마다 대응법은 달라질 것"이라면서 "직전 경기에서 스리랑카와 북한이 어떻게 했는지 보다 우리를 상대로 어떤 축구를 펼칠지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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