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투여 환자 “의사한테 ‘연골재생 효과 있다’고 들었다”
인보사 투여 환자 “의사한테 ‘연골재생 효과 있다’고 들었다”
  • 뉴시스
  • 승인 2019.10.0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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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의협‧오킴스‧윤소하 의원실, 인보사 환자 대상 설문조사 진행
환자들 "투약 후에도 통증과 기능 나아지지 않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투여 과정에서 환자가 의료진에게 허가사항에 없는 ‘연골 재생 치료 효과가 있다’고 듣는 등 위반 사항이 많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실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법무법인 오킴스는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오킴스는 인보사 투여환자들이 코오롱에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법률대리인이다.

인보사는 주성분인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종양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GP2-293)인 것으로 밝혀져 지난 3월 허가 취소됐다.

인의협 등은 식약처와 코오롱 이외 제3기관이 인보사 투여 환자들의 상태가 어떤지 역학조사를 진행할 필요성을 느끼고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인보사 투여 전체 환자 3000여명 중 총 86명(주사 109건)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양적조사)를 했다. 이 중 10명에 대해서는 심층인터뷰(질적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15.5%(13명)은 주사 맞기 전 의료기관에서 동의서도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허가사항에도 없는 ‘연골 재생 효과가 있다’고 설명 들은 경우가 66.3%(57명)에 달했다.

역학조사를 맡았던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최규진 교수는 “이는 명백한 과장이며 의료법 위반행위”라고 지적했다.

26.7%의 환자(23명)는 부작용 설명을 듣지 못했거나 거의 부작용이 없다는 설명만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또 약 60%가 인보사 투여 후에도 통증과 기능이 나아지지 않거나 더 심해졌다고 응답했다.

인보사 주사 이후 진통제와 소염제를 복용하는 횟수도 증가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세부 기능 평가에서 계단 올라가기, 계단 내려가기, 무릎 꿇고 쪼그려 앉기, 무릎 굽힌 채 앉기, 의자에서 일어나기 등 인보사 투약 전보다 무릎 기능이 더 나빠졌다고 답하기도 했다.

부작용 조사에서는 투약 후 한 번이라도 새롭게 경험한 증상으로 붓기 59명, 불안 52명, 열감 47명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증상으로는 불안 51명, 피로감 46명, 우울함 42명 순이었다.

인의협은 “심층인터뷰에 응한 모든 이들이 인보사 투약 의사와 병원 태도에 불만을 호소했다”며 “사후 대응 역시 의사가 환자에게 면박을 주거나 투약한 의사는 퇴사해버리고 병원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무책임을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병원으로 대표되는 의료의 상업화, 실손보험의 폐해, 전문가 윤리의 부재 등 한국 의료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라는 지적이다.

인의협은 “역학조사 결과 환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기존 식약처 허가사항보다 미미했고, 부작용은 기존 임상 논문에 기술된 것보다 발생 비율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인보사 효과는 코호트 전수조사를 통해 재확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소하 의원은 “환자가 신뢰할 수 없는 코오롱과 식약처가 아닌 제3의 기관이나 보건복지부 소관 공공의료기관을 통해 전체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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