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백충희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백충희 교수
  • 최성준 객원기자
  • 승인 2019.10.14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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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인생의 한 부분이 되어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몸속에 노폐물이 쌓이고 결국 신체의 여러 기능이 망가지는 만성 신부전, 백충희 교수는 만성 신부전으로 신장이식을 받거나 받을 예정인 환자들을 주로 진료하고 있다. 고령화, 당뇨, 고혈압 환자의 증가 등으로 투석 환자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백 교수는 이식 이후부터는 새로 태어나는 마음으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탓에 감염이 쉽게 생길 수 있고, 각종 암 발생률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수술 후 완쾌해 일상으로 돌아가는 외과 환자와 달리, 신장 내과 환자는 의사와 한 팀이 되어 평생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백 교수는 신장내과 의사와 환자는 오랜 세월 동안 서로를 지켜보며 인생의 한 부분이 되어가는 특별한 관계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의 신장 이식수술 설공률은 100%에 가깝다. 일반인에 비해 혈관이 건강하지 않은 당뇨 환자의 이식 성공률도 90% 이상으로 일반 환자와 큰 차이가 없다. 신췌장이식외과, 혈관외과, 내분비내과, 심장내과 등 관련과의 협진이 긴밀히 잘 되는 덕이다.

신장이식은 공여자가 단 한 번밖에 줄 수 없는 소중한 생명 나눔의 기회다. 그러나 이토록 소중한 신장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환자들이 가끔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식생활 관리나 혈압관리를 게을리하고, 면역 억제제를 잘 챙겨 먹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신장은 쉽게 망가진다. 누군가는 수년을 기다리다 이식을 받지 못하기도 하는 소중한 기회. 소중한 생명을 받은 환자들은 그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건강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백 교수는 힘주어 말한다.

환자의 상태가 나쁘거나 연구가 잘 안 될 때 슬럼프를 겪는다는 백충희 교수는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는 비결을 묻자 바로 환자라고 한다. 환자를 돌보면 저절로 슬럼프를 이겨낼 힘이 생긴다는 백 교수, 의사의 존재 이유는 바로 환자이기 때문일까. 백 교수는 긴 투병으로 지친 환자들에게 편안하게 상의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의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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