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선수촌아파트 안전진단 낙방 논란…주민들 ‘이의 신청’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안전진단 낙방 논란…주민들 ‘이의 신청’
  • 뉴시스
  • 승인 2019.10.1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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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안정성'서 B등급 맞아…'유지보수' 판정
주민 자체 조사 결과선…'구조안정성' E등급
"내진설계도 안 됐는데 신축 아파트급 평가"
올재모, 이의신청 후 내부 검토에 나설 예정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이 송파구청에 이달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 노후 아파트들이 본격적으로 재건축에 들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단지.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이 송파구청에 이달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 노후 아파트들이 본격적으로 재건축에 들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단지.

'재건축 잠룡'으로 꼽히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안전진단의 적정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16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았다. 재건축이 가능하려면 D·E등급을 받아야 한다.

걸림돌이 된 평가 항목은 '구조안정성'이다. 정부는 지난해 2월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면서 구조안정성 비중을 높였는데,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는 해당 항목에서 성능점수 81.91점(B등급)을 받았다.

아파트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실시한 진단 결과에 비해 구조안전성 등급이 지나치게 높게 나왔다며 송파구청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는 송파구청이 실시한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서 최종 성능점수 60.24점(C등급)을 받아 '유지보수' 판정을 받았다.

주거환경이나 건축마감·설비노후도 평가에서는 D등급을 받았으나, 평가 비중이 50%나 되는 구조안정성 평가에서 B등급을 받으면서 종합평가 점수가 올라갔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주거환경 평가결과 주변 공동주택과 비교해 다소 불량한 수준인 D등급으로 평가됐으며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태"라면서도 "부재(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재료)는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어 B등급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 진행을 위한 필수 절차다. 주택의 노후·불량 정도에 따라 구조의 안전성 여부, 보수비용, 주변여건 등을 조사해 재건축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으면 재건축 연한 충족 시 안전진단은 쉽게 통과했다.

그러나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면서 평가 항목인 구조 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높여, 사실상 붕괴 위험에 직면하지 않는 이상 재건축이 힘들어졌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이 송파구청에 이달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인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단지내에 안전진단 관련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이 송파구청에 이달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인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단지내에 안전진단 관련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심지어 구조안정성 진단 결과의 적정성을 두고서도 논란이 많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올재모)은 지난 7월20일 건축구조기술사로부터 별도로 받은 구조안정성 검토 결과와 이번 안전진단 결과가 크게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이 자체 실시한 '재건축 판정을 위한 구조안정성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의 구조안정성 성능점수는 25.94점(E등급)이었다. 지진하중을 제외해도 54.38점(D등급)에 불과해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현행 기준으로 설계하는 아파트의 내진등급은 진도 7등급인데 올림픽선수촌아파트의 경우 진도 5등급 미만으로 추정돼 지진에 매우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재모 관계자는 "내진설계도 안 된 30년 된 아파트에 신축 아파트나 받을 수 있는 구조안정성 점수 82점을 매겼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술사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고,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도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15일 송파구청으로부터 초안을 받은 즉시 이의신청을 했고, 안전진단을 진행한 엔지니어링 업체에 소명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올재모는 자체 기술사들이 이번 안전진단 결과를 교차 검증하는 등 내부적인 검토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122개동 5540세대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인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는 지난 1월 송파구청에 재건축 절차의 첫 관문인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이에 송파구청은 5월부터 본격적인 안전진단에 돌입했다. 용역 수행업체로 선정된 삼림엔지니어링은 지난 9월 말 정밀안전진단 결과 초안을 송파구청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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