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몰린 키움, 역사상 두번 있던 기적 쓸 수 있을까
2연패 몰린 키움, 역사상 두번 있던 기적 쓸 수 있을까
  • 뉴시스
  • 승인 2019.10.2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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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뒤 4연승으로 KS 우승 차지한 경우는 18번 중 2번
2연속 끝내기 패배 당한 키움, 분위기·불펜 재정비 시급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과 키움의 경기가 열린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9회말 1사 만루 두산 오재일이 끝내기 안타로 패한 키움 선수들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과 키움의 경기가 열린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9회말 1사 만루 두산 오재일이 끝내기 안타로 패한 키움 선수들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2연패에 몰린 키움 히어로즈가 11.1%의 확률을 잡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굴 수 있을까.

키움은 지난 22,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내리 졌다.

22일 1차전에서는 6-6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유격수 김하성의 실책이 만루 위기로 이어졌고, 오재일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눈물을 흘렸다. 23일 2차전에서는 5-3으로 앞선 9회말 동점까지 따라잡힌 후 박건우에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1, 2차전을 모두 내준 키움은 역대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로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하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역대 36차례 치러진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1, 2차전을 내리 진 것은 총 18번 있었다. 이 중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단 두 팀 뿐이다. 나머지 16번은 모두 1, 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이 우승을 맛봤다.

공교롭게도 이변의 희생양은 두 번 모두 두산 베어스였다.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지고도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사례는 2000년대가 돼서야 나왔다. 2007년의 SK 와이번스다.

2007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SK는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두산에 각각 0-2, 3-6으로 패배했다. 특히 SK는 1차전에서 당시 두산의 에이스이던 다니엘 리오스에 완봉패를 당했다.

하지만 SK는 3차전에서 '우중 전투'를 9-1 완승으로 장식하며 반격에 나섰다. 두산은 실책에 발목이 잡혔다.

SK는 신인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운 4차전에서 4-0으로 이기며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당시 두산이 리오스를 3일 휴식 후 등판시키는 강수를 뒀고, SK는 그 해 정규시즌 중 3승에 그친 신인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불린 선발 맞대결에서 김광현은 7⅓이닝 무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선보이며 완벽하게 우위를 점했다.

기세를 탄 SK는 5, 6차전에서 4-0. 5-2 승리를 따내며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두 번째 사례는 두산과 삼성 라이온즈가 맞붙은 2013년 한국시리즈였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2-7, 1-5로 패배했다. 2차전에서 삼성은 연장 13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오재일에 결승 홈런을 얻어맞고 석패했다.

삼성은 3차전에서 3-2로 진땀승을 거뒀으나 4차전에서 타선의 부진이 이어져 다시 1-2 패배를 당했다.

1승3패로 밀렸던 삼성은 이후 3연승을 달려 기어코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키움의 경기가 열린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1회말 키움 선발 투수 이승호가 역투하고 있다.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키움의 경기가 열린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1회말 키움 선발 투수 이승호가 역투하고 있다.

5차전에서 타선이 살아나면서 난타전 끝에 7-5로 이긴 삼성은 6차전에서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홈런 두 방으로 무너뜨리고 6-2로 이겼다. 기세를 잔뜩 끌어올린 삼성은 7차전에서 7-3으로 승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키움이 11.1%의 확률을 잡기 위해서는 처진 분위기를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똘똘 뭉친 모습을 자랑했다. 베테랑 김상수와 오주원, 박병호가 중심을 잡은 가운데 이정후, 김하성 등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더해지면서 상승세를 뽐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 들어서는 한국시리즈를 처음 치르는 선수들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보다 큰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해 고전하는 모양새다. 1차전 9회말 김하성의 실책과 2차전 8회말 김혜성의 실책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송성문이 더그아웃에서 상대 선수를 비난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키움 선수들은 2차전에서 커다란 야유 속에 경기를 치러야 했다.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한 키움으로서는 불펜진 재정비도 시급하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14명을 투수로 채운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현란한 투수 교체와 물량공세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감한 투수 교체를 하는 한편 불펜 투수 10명이 모두 승리조라며 책임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강점이 무색해진 모양새다.

1차전에서는 이영준과 한현희, 조상우가 4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지만, 마무리 투수 오주원이 9회말 나온 야수의 실책 속에 흔들렸다.

2차전에서도 조상우가 6회말 1사 1, 2루에, 이영준이 7회말 1사 1, 2루에 등판해 중심 타선을 침묵시켰으나 9회말 오주원이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채 흔들리고 한현희가 무너지면서 끝내기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이전까지 4일의 휴식을 취했으나 연달아 큰 경기를 치르면서 쌓인 불펜의 피로도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안우진마저 허리 통증을 호소해 3차전 등판이 불투명하다.

역대 세 번째 역전 우승에 도전하는 키움이 어떤 묘책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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