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일이네요, 불후의 가수 유재하·김현식 32·29주기
11월1일이네요, 불후의 가수 유재하·김현식 32·29주기
  • 뉴시스
  • 승인 2019.11.0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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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하 (사진 = 유재하 장학재단 제공)
유재하 (사진 = 유재하 장학재단 제공)

 11월 첫날이면 자연스레 소환되는 두 뮤지션이 있다. 싱어송라이터 유재하(1962~1987)와 가객 김현식(1958~1990)이다. 1일은 두 사람의 기일이다. 각각 32주기, 29주기를 맞았다.

유재하는 1987년 11월1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불과 25세였다. 김현식은 1990년 11월1일 간경화로 세상과 작별했다. 서른을 갓 넘긴 나이였다.

두 사람은 음악적 인연도 있다. 1986년 유재하는 김현식의 백밴드였던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건반주자를 잠시 지냈다. 그 때 멤버들이 쟁쟁했다. 현재 듀오 '봄여름가을겨울' 멤버들인 김종진(기타)과 전태관(드럼) 등도 함께 했다.

음유시인으로 통하는 유재하는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등의 밴드에서 키보드를 맡았다. 무엇보다 클래시컬 팝 앨범 1장으로 대중음악계에 한 획은 그은 싱어송라이터로 평가 받는다.

1987년 8월 내놓은 데뷔작이자 유작 '사랑하기 때문에'가 사후에 영향력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우울한 편지' '지난날' '가리워진 길' '사랑하기 때문에' 등 수록곡 대부분이 인기를 끌었다. 클래식 음악 전공자로서 화성학, 대위법 등을 배운 그는 한국형 팝 발라드의 문을 연 개척자로 불린다.

김현식 (사진 = 뉴시스 DB)
김현식 (사진 = 뉴시스 DB)

고인을 기리는 '유재하음악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갑작스런 사망으로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자 유족이 음원 수익금 등으로 장학회를 설립, 신인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기 위한 대회를 개최하면서 시작됐다. 1989년 제1회 대회부터 지난해 제29회 대회까지 매년 11월1일 유재하의 기일 즈음에 열려왔다.

그동안 조규찬, 고찬용, 유희열, 김연우, 강현민, 루시드폴, 이한철, 방시혁, 자화상(정지찬·나원주), 스윗소로우 등 300여명의 싱어송라이터를 배출했다. 올해 본선은 9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제30회 CJ와 함께하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라는 타이틀로 열린다.

1980년 1집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데뷔한 김현식은 걸출한 보컬리스트로 평가 받는다. 점차 나빠지는 건강 탓에 목소리 역시 점점 탁해졌는데, 그것이 오히려 매력이 됐다.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주류로 끌어올린 뮤지션으로 통한다. 정해진 형식이나 틀을 벗어난 '순수한 사랑'을 노래해 '사랑의 가객'으로도 불린다. 아픈 몸으로 인해 갈라지고 탁한 생소리가 고독과 상처받은 이들에게 카타르시스 효과를 줬다는 평도 있다.

'넋두리' '사랑했어요'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등의 대표곡을 남겼다. 1986년 발표한 3집에는 유재하가 만든 '가리워진 길'이 실려있다. 지난 9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게 김현식이 부른 노래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사랑했어요'가 개막하기도 했다.

힙합그룹 '에픽하이'는 2004년 발표한 정규 2집 '하이 소사이어티'에 유재하·김현식에게 헌정한 '11월1일'을 실었다. 세 멤버는 전설이 된 두 가수를 이렇게 그리워했다.

"피아노와 통기타 멜로디로 꿈을 채웠고 / 현실보다 그사람은 음악을 사랑했었죠 / 오(Oh) 그 지난날 난 다른 길에 발 딛고 / 무대 위에서 내게 보내던 분홍빛깔 미소 아직도 / 그때가 그립다 그땐 사랑과 열정이 독이 될 줄 몰랐으니깐 / 괴리감은 천재성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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