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주간지에 실린 기사
프랑스 주간지에 실린 기사
  • 강신택 고문(회장, 우신종합건설)
  • 승인 2018.08.1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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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사람의 목숨이다. 서양에서는 "천평에다 사람과 지구를 올려놓으면 지구를 올려놓은 쪽보다 사람을 올려놓은 쪽이 더 무거워서 기울어진다"는 말이있다. 동양에서도 "사람은 무량지(無量智) 무량광(無量光) 무량덕(無量德) 무량력(無量力)의 무한능력자요 무한가능자이기 때문에 대우주 속에 존재하는 소우주라고 하고있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범죄는 사람의 목숨을 짓밟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살인범에 대한 법적조치로는 사형 또는 그에 버금가는 형량으로 규제하고 있음도 그 때문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악랄했던 살인행위로는 히틀러에 의한 "홀로코스트" 즉 아우슈비츠의 유태인 집단 학살 사건이다. 수백만에 달하는 유태인들을 가스실에 강제로 집어넣고 질식 살해한 사건이다.

다음으로 악랄했던 살인행위는 관동대지진 때 일제에 의한 조선인 대량학살이며, 3.1 독립선언을 전후한 우리민족에 대한 무차별 살상행위가 그것이다.

1907년 7월이면 한.일 합방이 되기 전 3년쯤이 된다. 물론 대한제국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을 때다.

근. 현대사료 수집가 윤형원 아트뱅크 대표가 프랑스 주간지 륄리스트라이옹(현,파리마치의 전신) 1907년 8월10일자에 실린 한 충격적인 기사를 발견했다. 사진과 함께 실린 이 기사의 사진제목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벌어진 일본인에 의한 한국인 처형' 이다. 기사에 따르면 이 장면은 전라남도 담양에서 벌어졌다. 촬영 시기는 명확하게 기록되지 않았지만 1907년 7월 즈음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고종의 강제퇴위와 조선군대해산 등이 연이어 벌어지던 즈음에 이를 반대하면서 저항하는 민중봉기가 한반도 곳곳에서 발생했으며, 한반도 서남부지방에서 특히 심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일본의 속박과 억압을 다른 지역에 비해 더 심하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인과 일인들의 충돌이 잦았고 조선인에 의해 일본인의 어장이나 주거지 등이 약탈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정부는 이를 제어할 만한 힘이 없었다. 따라서 조선정부를 대신해 일인은 '질서유지'를 명목으로 탄압을 가했으며 재판하는 시늉만 한 채 마구잡이 사형을 집행하기도 했다.

참혹하고 잔인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백의를 입은 조선인 세사람이 어느 벌판에서 소형십자가에 묶인 채 총살당한 장면이다. 그곳에는 각반을 한 일본 군인 3명이 '당당하게' 포즈를 취하고 서 있다.

사진 속 세 명의 조선인은 호기심 때문에 철도가 부설되는 곳에 가까이 다가갔던 순진한 양민들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들이 다가갔던 곳의 철로는 밤사이 누군가가 탈취해간 곳이었다. 세 사람은 현장에서 체포된 채 재판도 없이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재판이 없으니 선고가 있을리 없다. 무고한 양민이 철로 탈취범의 죄명을 고스란이 덮어쓰고 억울하게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이다.

솟구치는 분노를 어찌할 수가 없다, 더욱 치가 떨리는 것은 이 무고한 세 조선인을 총기의 실험대상으로 삼았다는 사실이다. 50m 떨어진 곳에서 조준사격을 했을 때 사람이 총에 맞고 죽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에 동원되었다는 것이다. 일본인 장교는 노트에 사격 결과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 기사는 역사상 유례없는 만행을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행하고 있는 일본은 이제 절대 권력이 돼 버렸다며 끝을 맺고 있다. 호기심 많은 순수 무구한 조선 사람을 철로 탈취범으로 만들어 사형에 처하면서 총기살상능력을 시험했다고 하니 천인공노할 만행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지금까지 이 사진을 1919년 3.1운동 관련자 처형사진으로 알고 온 우리의 무지하고 완명(頑冥)한 역사의식도 부끄럽기가 이를 데 없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을 맞아 "오늘날 일본의 평화,번영이 전몰자 여러분의 값진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우린 잠시도 잊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추도사에서도 군국주의 시기 일본의 침략전쟁이나 식민지배 등에 대한 사과나 반성의 입장은 없었다. 일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사람은 소우주와 같은 고귀한 존재다. 무고하게 희생된 수많은 원혼을 달래기 위한 참된 보상행위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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