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마음에 심는 꽃ㆍ황선미, 나는 조선의 소년 비행사입니다ㆍ한정영,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ㆍ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새 책]마음에 심는 꽃ㆍ황선미, 나는 조선의 소년 비행사입니다ㆍ한정영,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ㆍ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11.08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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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심는 꽃』은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 표』 등의 밀리언셀러를 발표하며 한국 동화의 지평을 넓힌 작가 황선미 작가의 성장 소설이다. 시골에 사는 소녀와 도시에서 이사 온 소년이 만들어 가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아이들을 보듬는 어른들의 따뜻한 시선이 한 편의 수채화처럼 청아하게 그려지고 있다. 하나둘 도시로 떠나는 바람에 점점 비어 가는 시골 마을에 수현이가 살고 있다. 수현이가 가장 공을 들이는 일은 꽃밭이 아름다운 '인동집'의 꽃을 돌보는 것이다. 인동집의 딸이 가꾸던 꽃밭을 새롭게 단장한 삼촌은 수현이와 친구 미정이에게 꽃밭을 맡겼지만, 이제는 미정이도 떠나고 혼자서 빈 집의 꽃을 돌보고 있다. 어느 날 인동집으로 도시에서 살던 가족이 이사를 온다. 농사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뽀얀 얼굴의 젊은 부부와 수현이 또래의 남자아이다. 수현이는 도시 소년인 민우가 싫지 않지만 인동집을 차지해 버린 것이 미워서 퉁명하게 대하고. 민우 역시 성격이 행동거지가 까칠하다.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민우네를 찾아갔던 수현이는 마루에 놓여 있는 민우의 일기장을 훔쳐보고 만다. 거기에는 민우의 비밀이 담겨 있다. 그 모습을 민우에게 들킨 수현은 도망치듯 인동집을 떠나 눈물을 흘린다. 민우의 행동 때문인지, 일기의 내용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울음이 멈추지 않는다... 이 책은 힘들고 지칠 때면 떠올리는 한때의 추억처럼 마음을 쉬게 하는 편안하고 예쁜 이야기다. 순수했고 맑았던 시간 속으로 당신을 데리고 갈 것이다. 128쪽, 시공사, 12,000원

 

 

△『나는 조선의 소년 비행사입니다』는 섬세한 문장과 빈틈없는 서사를 통해 비극적 역사 속에서도 찬란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한정영 작가의 신작이다. 이 책은 일본의 패망이 눈앞에 다가온 1945년을 배경으로 한다. 일본군이 거의 모든 전선에서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후퇴를 거듭하던 때였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그 시대에 ‘가미카제’ 즉 자살특공대라 불렸던 어린 소년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1945년, 바다 같은 하늘 아래를, 하늘 같은 바다 위를 날고 싶어 한 소년이 있다. 소년은 아라와시(비행사)가 되기 위해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쿄의 소년비행병 학교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소년을 기다리고 있는 건 식민과 전쟁이라는 잔혹한 현실뿐. 소년은 ‘지독한 조센진’이라는 이유로 아라와시가 되지 못하고 정비공이 된다. 그런 소년 앞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선택이 놓이는데…당신은 이 책을 통해 식민지 하늘 아래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품었으나 전쟁이라는 잔혹한 앞에 서야 했던 사람들의 진실을, 꿈이 꿈으로 응원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가슴아프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32쪽, 다른, 13,000원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은 독일의 유서 깊은 귀족 가문 출신 언론인 폰 쇤부르크의 신작이다. 저자인 폰 쇤부르크는 500년 동안 영락의 길을 걸어온 가문이 그 영광을 다할 무렵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 부유한 친척의 성에서 가난한 식객으로 지내면서, 부끄러운 가난의 세계와 뻔뻔한 부의 세계를 능숙하게 넘나드는 처신술을 배웠다. 잘나가던 시절에는 부모님의 철두철미한 근검절약에 반발하여 유럽의 귀족, 중동의 왕자, 인도의 토후 등 전 세계 갑부들과 어울리며 화려한 생활을 즐겼다. 그러나 경제 불황으로 언론사에서 해고된 이후 실업 급여에 의존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독일의 실업 급여는 어느 정도 생활의 여유를 보장했지만 그는 이 권리마저 곧 포기한다. 그리고 이 시대의 가난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자본주의 종말을 알리는 역사적인 차원의 가난이라는 통찰에 이르렀고, 가문의 전통인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을 되살리기로 결심한다. 저널리스트 특유의 해박한 역사 지식과 전 세계 상류층에 대한 흥미진진한 가십거리, 현대 문화에 대한 신랄한 비평을 솜씨 좋게 버무려 쿨하게 가난에 대처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232쪽, 필로소픽,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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