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장남, 5·18피해자 찾아 또 사죄...회고록 수정 언급
노태우 장남, 5·18피해자 찾아 또 사죄...회고록 수정 언급
  • 뉴시스
  • 승인 2019.12.0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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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회고록서 '5·18 진범 유언비어' 논란
오월단체 "공식 사과 뒤 진실규명 나서야 진정성"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3)씨가 5·18민주화운동 유가족을 찾아 사죄한 뒤 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김대중홀을 방문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3)씨가 5·18민주화운동 유가족을 찾아 사죄한 뒤 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김대중홀을 방문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3)씨가 또다시 광주를 찾아 아버지를 대신해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또 신군부의 책임을 부정한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서는 "개정판 논의를 해야할 것 같다"며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6일 오월어머니집 등에 따르면 노씨는 전날 오후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회원들과 3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노씨는 "5·18 당시 광주시민과 유가족이 겪었을 아픔에 공감한다. 아버지께서 직접 광주의 비극에 대해 유감을 표현해야 하는데 병석에 계셔서 여의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를 대신해 '뭐라도 하고 싶다'는 심정으로 찾아왔다. 광주의 아픔이 치유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월단체 관계자와 비공식적으로 만난 자리에서는 "아버지가 평소 '역사의 과오는 바로잡고 가야한다'고 가족들에게 이야기했었다. 그 뜻을 가족들이 공감하고 있어 장남으로서 광주에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신군부의 일원이었던 아버지가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하다"면서 "현대사를 공부하면서 5·18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갖는 의미와 큰 뜻을 이해하게 됐다. 광주 정신을 잊지않고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노씨는 배석자와의 대화에서 '아버지의 회고록 문제도 개정판을 낼 지 상의해 봐야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펴낸 회고록을 통해 '5·18의 진범은 유언비어'라고 주장,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앞서 오전에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전시관을 둘러보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이 교도소 복역 당시 입었던 수형복과 성경을 오랜시간 응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는 기념전시관 방명록에는 '큰 뜻을 이어가겠습니다'고 적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3)씨가 5·18민주화운동 유가족을 찾아 사죄한 뒤 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김대중홀을 방문해 방명록에 "큰 뜻을 이어가겠습니다"라는 글을 작성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3)씨가 5·18민주화운동 유가족을 찾아 사죄한 뒤 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김대중홀을 방문해 방명록에 "큰 뜻을 이어가겠습니다"라는 글을 작성했다.

오월단체는 '공식 사과'와 '진상 규명 협조' 등 행동으로 사죄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은 "방문 취지는 이해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는 지 정확히 고백해야 한다"면서 "오매불망 5·18 진상규명만 바라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진상규명 활동에 적극 협력해야 희생자를 향한 사죄의 뜻이 진정성이 있다"고 답했다. 

오월단체 관계자는 노씨에게 "이런 식의 사죄로는 오히려 반감만 불러일으킬 뿐이다"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개 사과하고, 40년이 되도록 풀리지 않는 5·18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행동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일정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위원을 포함해 3명이 동행했다.

노씨는 지난 8월 신군부 지도부 직계가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윤상원·박관현 열사의 묘지, 행방불명자 묘역과 추모관, 유영봉안소, 인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구 묘역)을 찾아 추모했다.

 방명록에는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의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고 적었다.

당시 노씨의 참배는 병환 중인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올해 86세로 고령인 노 전 대통령은 암·폐렴 등 잇단 투병 생활로 자택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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