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北회의서 영미·중러 대치…"도발 자제" vs "제재 완화"
유엔 안보리 北회의서 영미·중러 대치…"도발 자제" vs "제재 완화"
  • 뉴시스
  • 승인 2019.12.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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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연하게 접근 가능…北도 협력해야"
中 "안보리 성급한 결론 내려선 안 돼"
러시아 "단계적 제약 완화 로드맵 필요"
한국 "대화 모멘텀 유지해야"
북한 노동신문에 보도된 지난 10월2일 동해 원산만 수역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 장면.
북한 노동신문에 보도된 지난 10월2일 동해 원산만 수역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 장면.

 1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한 관련 회의에서 미국과 영국,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 및 향후 대응을 두고 대치했다. 미국과 영국은 북한의 도발 자제를 촉구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단계적 접근 및 제재 완화를 거론했다.

유엔 라이브 방송 및 각국 유엔대표부 홈페이지 발언록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해 영국 등은 이날 북한의 반복된 도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20번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는 사거리와 상관없이 지역적 안보와 안정을 약화시키며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반도의 영속적인 평화 달성 목표를 거론,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유연하게 접근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우리는 홀로 이를 할 수가 없다. 북한은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 어렵지만 담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북한의 도발 자제 및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이 연말 시한을 내세워 위협해온 '새로운 길'과 관련해선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우주선(위성)을 발사하거나 미국을 핵무기로 공격하기 위해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내다봤다.

크래프트 대사는 이어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실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논의한 공동의 목표에 깊은 역효과를 낳는다"며 "북한이 더 이상의 적개심과 위협을 거부하고, 그 대신 우리 모두와 맞물리는 대담한 결정을 하리라 믿는다"고 했다.

그는 이와 함께 북한이 추후에도 계속 도발을 이어갈 경우에 대해 "안보리는 모두 그에 맞춰 행동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발언, 추가 제재 등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캐런 피어스 유엔주재 영국대사 역시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수그러들지 않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로 인해 국제적인 평화와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북한을 향해 "아직 너무 늦진 않았다. 상황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피어스 대사는 이어 "안보리의 단합된 의사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영국은 이 목표를 지지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반면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지난 7일 '중대 시험'과 관련해 "세부 사항이 확실해지지 않았다"며 "안보리는 성급한 결론을 내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북미 대화 교착 상태에 대해선 북한이 긍정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안보와 발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현 상황 해결을 위해선 미국이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 역시 "제재는 외교를 대신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미래 이익에 대한 약속의 대가로 모든 요구사항에 대해 무조건적 인내를 요청 받는다면 어떤 진전을 기대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네벤쟈 대사는 "북한만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를 향한 길은 신뢰 구축 조치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그는 "제재와 압박만으론 이 길에 도달할 수 없다"며 "뿐만 아니라 단계적(step-by-step) 제약 완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현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책무 이행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면서도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대사는 "적법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완전한 이행과 동시에, 국제사회는 또한 북한이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인도주의 원조를 포함한 의미 있는 지원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협상 진척이 구체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한미 간 대화에 의미 있게 응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서 국제사회는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함께 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와 함께 "한국 정부는 대화와 협력이 우리가 직면한 장애에 굴하지 않고 세계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확고하게 믿는다"며 "현재로서는 대화 모멘텀 유지가 우리의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 계속 일할 것"이라며 "올해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설명된 바와 같이 상호 안보를 보증하고 전체의 번영을 추구한다"고 했다.

조 대사는 "남북한 정상들은 작년에 평양에서 만나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평화의 땅으로 만들자는 데 합의했다"며 "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남북 대화는 재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남북관계 발전 없이는 한반도에 사는 모든 한국인을 위한 진실된 평화는 달성할 수 없다"며 "교류 및 협력 프로젝트를 통한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우리의 약속은 변치 않고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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