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커진 SK 박종훈 "이기려면 내가 잘해야"
책임감 커진 SK 박종훈 "이기려면 내가 잘해야"
  • 뉴시스
  • 승인 2019.12.18 0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광현이 형 공백? 2년 전과 다를 것" 자신
SK 박종훈이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 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09.
SK 박종훈이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 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09.

 "팀만 이기면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이기려면 내가 잘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려고요."

SK 와이번스 잠수함 선발 투수 박종훈(28)의 어깨는 2020시즌 더 무거워진다. SK 선발진 구성이 싹 바뀌는데다 에이스 김광현 마저 팀을 떠난다.

올해 김광현, 앙헬 산체스, 헨리 소사, 박종훈, 문승원으로 이어지는 SK 선발진은 리그 최강의 면모를 자랑했다. SK가 구단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다시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그러나 내년 시즌 1~3선발이 모두 바뀐다. 김광현은 2019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앙헬 산체스는 SK를 떠나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계약했다. SK는 소사와는 결별을 택했다.

SK는 산체스, 소사 대신 닉 킹엄과 리카드로 핀토를 새롭게 영입했다. 나머지 선발 한 자리는 경쟁을 통해 낙점할 계획이다. 기회를 얻으며 성장해 SK 선발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박종훈과 문승원이 외국인 투수 2명과 함께 선발진을 이끌어야 한다.

손차훈 SK 단장은 김광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계획이냐는 질문에 "김광현의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는 없다. 또 KBO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낼 외국인 투수 둘에게 김광현의 공백까지 메우라고 할 수는 없다. 산체스, 소사가 한 만큼만 바라고 있다"며 "문승원이 올해만큼 해주고, 박종훈이 지난해만큼 해준다면 공백을 조금이나마 더 메울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바람을 내비쳤다.

2017년 12승, 2018년 14승을 거뒀던 박종훈은 올해 8승 11패 평균자책점 3.88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문승원은 11승 7패 평균자책점 3.88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에 대한 아쉬움은 박종훈 스스로가 누구보다 크다. 가장 아쉬운 것은 과도한 욕심을 낸 것이다.

박종훈은 "너무 욕심을 많이 부렸다. 승리하려고 하는 것이 당연한데 욕심이 너무 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몸이 다 준비되지도 않았는데 억지로 뭔가 더 하려고 욕심을 부린 것이 역효과가 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음 시즌 더 커질 책임감도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이제 연차도 중고참급이 됐는데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팀만 이기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내년부터는 내가 잘해야 팀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핑계는 대지 않으려고 한다. 또 핑계를 대지 않을 만큼 운동을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현의 공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박종훈은 2017년을 떠올렸다. SK는 2017년에도 김광현 없이 시즌을 치렀다. 2017년 1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김광현은 재활에 매달리느라 2017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LG 트윈스 대 SK 와이번스의 경기, 1회말 SK 선발 박종훈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19.08.11.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LG 트윈스 대 SK 와이번스의 경기, 1회말 SK 선발 박종훈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19.08.11.

메릴 켈리가 16승 따내며 에이스 역할을 대신했지만, 내년에는 외국인 투수도 모두 새로운 얼굴이다. 이 때문에 SK의 전력이 올해와 비교해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017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2승)를 따낸 박종훈은 "2년 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종훈은 "2년 전에 '광현이 형 없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을 했다. 지금은 다르다. 우리 팀 성적이 썩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물론 광현이 형이 없으면 전력 손실이 크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2년 전과 비교해 모두 많이 성장했다. 2년 전 우리 팀은 불펜이 고민이었는데, 지금은 불펜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 뿐 아니라 서진용, (김)태훈이 형, (문)승원이 형 모두 성장했다. 2년 전에도 5위를 했는데, 지금은 투수진이 더 낫다"고 되려 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절친으로 함께 성장해 온 문승원에 유독 기대감을 드러낸 박종훈은 "내년에 승원이 형이 얼마나 잘할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대표팀으로 참가하면서 자신감을 키워야겠다는 것을 느꼈다는 박종훈은 감정 기복을 줄이기 위해 바둑까지 배울 참이다.

박종훈은 "대표팀에서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두산의 (이)영하를 비롯해 나보다 어린 선수들도 자신감 자체가 다르더라. '쳐보라'는 마음가짐으로 던진다"며 "나는 '어떻게 하면 안 맞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제 바꿀 것이다. 자신감을 갖기 위해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감정 기복이 심한 성격이라 다스리려고 독서, 영화 감상, 명상, 요가 등 갖가지 것을 해봤다. 여기에 바둑까지 해볼 생각"이라며 "전 SK 투수 코치였던 손혁 현 키움 히어로즈 감독님이 바둑을 두시더라. 멘털을 잡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 같아서 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책임감이 커진 만큼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것이 박종훈의 가장 큰 목표다. 매년 목표로 삼는 '볼넷 줄이기'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가장 욕심이 나는 것은 이닝이다. 박종훈은 "정말 이닝은 매년 욕심이 난다. 내년에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