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출신 설치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 개인전 “그림자를 드리우고” 개최
아르헨티나 출신 설치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 개인전 “그림자를 드리우고” 개최
  • 전정연 기자
  • 승인 2019.12.18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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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31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개최
한국의 무영탑 설화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 포함 공간 설치작품 8점 전시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Leandro Erlich, 1973~)가 내년 3월 31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실 및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개인전 <레안드로 에를리치: 그림자를 드리우고>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의 친숙한 공간을 소재로 관객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참여형 작품들이 소개된다.

탈의실 , 2008, 나무, 금색 프레임, 거울, 스툴, 커튼, 카펫, 조명, 가변 설치 MORI Art Museum, Tokyo, 2017.© Hasegawa Kenta, courtesy Mori Art Museum
"탈의실", 2008, 나무, 금색 프레임, 거울, 스툴, 커튼, 카펫, 조명, 가변 설치
MORI Art Museum, Tokyo, 2017.© Hasegawa Kenta, courtesy Mori Art Museum

레안드르 에를리치는 주로 거울을 통한 시각적 착시를 이용해 엘리베이터, 계단, 수영장 등 친숙한 공간을 소재로 한 설치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의 작품은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 휘트니 비엔날레를 비롯해 뉴욕의 PS1 MoMA, 런던의 바비칸 센터, 도쿄의 모리미술관 등 세계 유수 기관에서 소개된 바 있다.

"커밍 순", 2019, 오일 페인팅, 나무 프레임, 카펫, 나무, 브라켓 조명, 문, 가변설치Galería Ruth Benzacar, Buenos Aires, 2019©Iasparra, courtesy Galería Ruth Benzacar
"커밍 순", 2019, 오일 페인팅, 나무 프레임, 카펫, 나무, 브라켓 조명, 문, 가변설치
Galería Ruth Benzacar, Buenos Aires, 2019 ©Iasparra, courtesy Galería Ruth Benzacar

작가는 그간의 작업에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눈에 보이는 것이 실재인가?’하는 질문을 던지며 환영과 실재, 허구와 진실 등의 개념을 드러냈다면 이번 전시는 한발 더 나아가 ‘나’와 ‘타자’ 사이의 모호하고 비고정적인 경계에 주목한다.

전시는 총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되는데 가장 처음 영화 포스터 13점으로 구성된 <커밍 순>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는 작가가 어린 시절 본인의 상상력과 영감을 키워주었던 영화들을 떠올리며 만든 공간으로 기존 작품의 맥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름 붙여진 영화 포스터들은 관람객에게 새로운 상상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탑의 그림자 , 2019, 혼합재료, 920 cm × 560 cm × 900 cm (W×D×H) ©Leandro Erlich Studio
탑의 그림자, 2019, 혼합재료, 920 cm × 560 cm × 900 cm (W×D×H)
©Leandro Erlich Studio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탑의 그림자>는 작가의 대표작인 <수영장>의 구조를 발전시킨 것으로 석가탑의 다른 이름인 ‘무영탑’ 설화에서 모티브를 받아 만든 작품이다. 수면을 기준으로 상하 대칭을 이룬 두 개의 탑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무엇이 실재고 무엇이 환영인지, 무엇이 주체이고 무엇이 객체인지에 대한 경계를 이야기한다.

<엘리베이터 미로>는 엘리베이터 구조물 4개를 붙여 만든 작품으로 관람객들은 거울일 것이라 생각한 곳에서 다른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 매일 접하는 엘리베이터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낯선 상황을 경험하게 한다.

엘리베이터 미로, 2011, 혼합재료, 338 cm × 292 cm × 260 cm (W×D×H) CCK, Buenos Aires, 2016.©Leandro Erlich Studio
엘리베이터 미로, 2011, 혼합재료, 338 cm × 292 cm × 260 cm (W×D×H)
CCK, Buenos Aires, 2016.©Leandro Erlich Studio

미술관 측은 다가올 겨울방학을 맞아 전시와 연계한 어린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6~7세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반사반사 거울왕국>은 <엘리베이터 미로>작품과 연계하여 거울을 통해 시각적 공간이 확장되는 작품을 제작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초등학생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빛의 너머 그림자 속으로>에서는 전시장에서 일어나는 착시현상을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림자 공간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자세한 프로그램 내용 및 신청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홈페이지(http://sema.seoul.go.kr/bukseoul/)에서 확인할 수 있다. (02)2124-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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