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만원짜리 '지디포스', 330만원에 판매"…'스니커테크' 이대로 괜찮나
"22만원짜리 '지디포스', 330만원에 판매"…'스니커테크' 이대로 괜찮나
  • 뉴스1
  • 승인 2020.01.08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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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지디 포스' 팝니다. 가격은 330만원입니다"

지난 6일 오후 2시36분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카페 '중고나라'에 올라온 글이다. '지디 포스'의 정식 명칭은 '에어 포스1 파라 노이즈'. 연예계 '패셔니스타' 지드래곤(권지용·32)과 나이키가 손잡고 제작한 '한정판 운동화'로 지난 11월 818족만 발매됐다.

이제는 공식 오프라인·온라인 매장에선 구입할 수 없다. 그러자 개인 간 거래 가격이 치솟았다. 지디포스 중고거래가는 330만원까지 치솟았다. 지디포스 정식 발매가 21만 9000원보다 무려 15배 이상 뛴 셈이다. 최근 중고나라 게시판엔 발매가를 훌쩍 웃도는 지디 포스 매물이 매일 10건 이상 올라오고 있다.

◇스니커테크, 엇갈린 시선… 산업활성화 vs 폭리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디 포스 같은 희소성 운동화를 발매 직후 재빠르게 구입한 뒤 비싸게 되파는 '스니커테크'가 유행처럼 확산하고 있다. 스니커테크란 스니커즈(sneakers·운동화)와 재태크의 합성어다. 스니커즈를 활용해 재태크처럼 '차익'을 실현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 어느 정도 '고생'은 감수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8일 홍익대학교 인근 나이키 편집매장 앞. 오전 9시부터 '에어 포스1 파라 노이즈'을 사려는 사람이 몰려 400m가량 대기 줄이 이어졌다. 이렇게 해서 제품을 손에 넣으면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스니커테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

업계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먼저 스니커테크를 일종의 트렌드로 이해하는 긍정적인 시각이 있다. 소장 가치 높은 미술품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희소성 운동화를 거래하는 것은 패션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재경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변호사·건국대 교수)은 "한정판 또는 희소성 운동화를 '사재기'해 폭리를 취하는 경우는 실정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명하게 강조한 뒤 "자신이 사용 목적으로 구입했다가 높아진 가치에 따라 되파는 것은 마치 미술품 거래처럼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고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출시 나흘 만에 '중고장터' 등장…가격은 '훌쩍'

문제는 이 위원이 언급한 사례와 달리 '수익'만을 목적으로 희소성 운동화를 구매하는 경우다. 정작 신고 싶은 사람은 구입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8)는 지난 11월 24일 주말 아침부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10시 나이키 온라인몰에서 '에어 조던 1 미드 SE 피어리스'가 판매된 지 10분도 안 돼 품절됐기 때문이다.

'에어 조던 1 미드 SE 피어리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를 무대로 활동 중인 현대예술가 BTG(필명·Blue the Great)가 제작에 참여해 발매 전부터 주목받았다. 출시 나흘 뒤 이 제품은 '중고나라'에 등장했다. 이곳에서 발매가보다 5만원 정도 비싼 21만원에 제품이 거래됐다.

이씨는 "'스니커테크' 족이 제품을 사들이는 바람에 나처럼 진심으로 '에어 포스1 파라 노이즈'을 소장하려던 이들은 구매 기회를 놓쳤다"며 "스니커테크족들은 애호가를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에서는 이른바 '사재기'를 통해 스니커테크를 했다가 실정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매점매석(買占賣惜·물건을 대량으로 사고 아껴두었다가 값이 오른 뒤 파는 것) 행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점매석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위반 제7조 위반에 해당한다. 법률적으로 물가 안정을 해치고 부당한 수익을 올렸다고 보는 것이다.

◇해외직구 제품도 함부로 팔다가 '관세법 위반'

또 '스니커테크' 수익은 엄연한 과세 대상이다. 최근 6개월간 스니커테크 소득(매출)이 1200만원 이상이면 부가세 대상이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스니커테크'로 차익이 발생했다면 국세청에 기타 소득으로 신고해야 한다. 다만 이 경우 거래 규모가 미미해 국세청이 파악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일정 수준 미만의 개인 간 거래 소득에 세금을 매기기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가장 높은 수준의 처벌이 이뤄지는 것은 해외 직접구매(직구)한 면세품을 본인이 사용하지 않고 개인 거래했을 경우다. 해외에서 '면세'를 받아 구매한 뒤 한 켤레·한 벌이라도 국내에서 재판매하면 관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관세법 가운데서도 '밀수입죄 위반‘의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관세액 10배 등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재경 위원은 "설령 관세를 냈다고 해도, 수입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채 해외 직구 상품을 대량으로 국내에 들여와 재판매하면서 소득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소득세 탈루'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일종의 탈세범이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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