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성태 "지질한 조폭역 행복했다...팬클럽 2개나 생겨"
[인터뷰] 허성태 "지질한 조폭역 행복했다...팬클럽 2개나 생겨"
  • 뉴시스
  • 승인 2020.01.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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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장칠성役
배우 허성태 (사진=한아름컴퍼니 제공) 2020.01.16.
배우 허성태 (사진=한아름컴퍼니 제공) 2020.01.16.

 악역 전문 연기자 허성태(43)가 달라졌다.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마친 허성태는 자신이 맡은 지질한 전직 조직폭력배가 가진 매력 때문에 연기에 대한 재미에 빠졌다.
 
허성태는 "어떤 역을 맡으면 못 빠져나오는 스타일이 아닌데 칠성이는 떠나보내기 아쉬웠다. 평생 이 드라마만 찍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생각할 정도다.

9일 막을 내린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우연히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육동식'(윤시윤)이 스스로 누군지 모르지만, 손에 들고 있던 살인 과정이 상세히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극 중 허성태가 맡은 '장칠성'은 육동식의 윗집에 사는 조직폭력배 출신 백수로 왕년에 힘을 꽤나 쓴 척 허세를 부리지만, 사실은 개털이고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삼류 건달이다. 호구 같았던 동식의 진면목을 깨닫고 형님으로 모시는, 구시대적 사나이 의리에 목마름이 있는 감성적 인물이기도 하다.

허성태는 지질한 '장칠성'을 연기할 때 "모두가 어느 정도 지질함을 갖고 있어서 이를 여과없이 보여주려고 했다.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역을 연기할 때보다 훨씬 더 편했다. (강칠성은) 편할 때 내 모습이어서 그런지 연기할 때 많이 자유로웠다".

영화에서도 허성태는 "'히트맨'을 촬영하면서 카리스마가 있으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어서 '사이코패스 다이어리' 촬영할 때처럼 행복했다."

배우 허성태 (사진=한아름컴퍼니 제공) 2020.01.16
배우 허성태 (사진=한아름컴퍼니 제공) 2020.01.16

전작 OCN 주말드라마 '왓쳐'(2019)의 '장해룡' 등 악역을 주로 연기했던 허성태는 이 작품을 통해 팬클럽도 생겼다. "평소에는 악역만 계속했기 때문에 맡은 등장 인물에서 빠져나와야만" 하는 허성태는 "악역에 대한 안 좋은 말들이 많았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팬클럽도 생겼다"고 자랑했다.

"지난해 출연했던 영화 '신의 한 수 :귀수'(2019)부터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봐준 분들 때문에 팬클럽이 2개나 생겼다"라며 "그 중 MBC TV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에서 편백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편백단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2012년 MBC TV 대하드라마 '무신'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데뷔한 허성태는 지난해에도 이 작품을 비롯해 지난해 개봉한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 '블랙머니', 올해 개봉하는 영화 '히트맨' '스텔라'까지 방송계와 영화계 모두에서 활약했다.

특히, 이 작품은 지질한 허성태의 코믹 연기 향연이었다. "칭찬하면 더 잘하고 싶어진다"는 허성태는 "첫 촬영에서 애드리브를 했더니 PD가 좋아했다. 1, 2화 방송 끝나고 작가에게 '애드리브 해서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냈더니 작가가 '좋다'고 해서 거의 모든 회에 애드리브를 넣었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이번 작품의 촬영 현장이 역대급으로 좋았다"는 허성태에게 이 작품의 시청률은 "사실, 아쉬웠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0일 방송한 1회가 유료가입가구기준으로 전국 시청률 1.7%로 시작했다. 이후 15회(2,7%)까지 시청률은 2%대를 유지했다. 마지막 방송 16회의 시청률은 3.0%에 그쳤다. 

허성태는 "제작진도 그렇고 연기자들에게도 좋은 시청률은 낙인데 시청률이 좋았다면 활력소가 됐을테지만 그렇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어서 시청률에 상관없이 연기자들끼리 매우 즐겁게 촬영했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배우 허성태 (사진=한아름컴퍼니 제공) 2020.01.16.


허성태에게 시청률보다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이 더 중요하다. '작품의 출연 제안이 겹쳐서 들어오면?' 이라는 질문에 "매력적인 역인지가 중요하다"고 답한 허성태는 "영화 '블랙머니'에서 맡은 '최 검사', 이 드라마의 '장칠성', 영화 '히트맨'의 '형도'도 그렇고 대본에 없었던 부분들을 내가 연기하면서 채워보니 초반에 생각했던 인물과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을 보고 연기자가 머리를 잘 써서 만들어가면 그 역이 빛나는 것 같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 결과 허성태는 이번 작품의 작가로부터도 "작가가 칠성을 잘 스케치하면 그 안에 물감을 잘 색칠해서 고마웠다"는 인사를 받았다. "그것이 배우의 구실"이라는 허성태는 영화 '블랙머니'의 '최 검사'를 연기할 때도 "단순하게 못된 사람이었지만 약간 재미있는 매력이 부가되고 눈에 띄는 인물이 돼서 뿌듯했다."

"맡은 역이 매력이 없으면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진다"는 허성태는 "배우가 그냥 있는 그대로만 연기하지 않고 그 이상을 뛰어넘어야만 사랑받는 배우가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배우 허성태 (사진=한아름컴퍼니 제공) 2020.01.1

 "아무리 목표를 세워봤자 인생과 연기는 그대로 되지 않는다"는 철학을 가진 허성태의 연기자로서 목표는 소박하다. 이미 차기작으로 상류사회 입성을 향해 인생을 걸고 질주하는 한 여자의 욕망과 모성, 부동산 성공 신화를 그린 SBS TV 새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딸 바보 아빠로 출연하기로 한 허성태는 "일도 이대로만 계속 들어온다면 더 큰 욕심이 없다. 열심히 하다가 보면 뭔가 되어 있겠지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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