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개봉 D-3…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들
'남산의 부장들' 개봉 D-3…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들
  • 뉴시스
  • 승인 2020.01.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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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보부는 어떤 조직이고 부장은 어떤 인물이었나
영화 속 캐릭터 실제에선…인물 면면과 상황 훑어보기
이병헌, 영화 '남산의 부장들'. (사진=쇼박스 제공) 2020.01.09.
이병헌, 영화 '남산의 부장들'. (사진=쇼박스 제공) 2020.01.09.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개봉을 사흘 앞두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0·26 사건으로 숨지기 전 40일을 다루고 있다. 극 중 등장인물들이 설정돼있지만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극장을 찾기 전 실제 사건과 상황을 바탕으로 미리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을 모아봤다.

◇중정은 어떤 곳? 중정부장은 어떤 인물?

대한민국의 옛 정보·수사기관으로, 현 국가정보원의 전신이다. 1961년 5월16일 군사정변 이후 그해 6월10일 '중앙정보부법'에 의해 국가재건최고회의 직속으로 발족했다.

줄여서 중정, 영어로는 KCIA(Korea Central Intelligence Agency)라고 불렀다.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 1호 터널 쪽에 위치했다. 이에 '남산'이라는 별칭도 있었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를 표어로 내세웠다.

국가안전보장과 관련된 국내외 정보 수집은 물론 정부 부처의 활동을 감독했다. 대공업무와 내란죄, 외환죄, 반란죄, 이적죄 등 범죄수사 및 정보업무를 담당했고 반정부 세력에 대한 감시와 통제, 적발 업무도 맡았다.

정치공작과 선거조작, 이권배분, 미행, 도청, 고문 납치, 밀수, 암살, 심지어 여색관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실공히 대통령 직속 최고 권력기구였다.

철거 전의 남산 예장자락의 '중앙정보부 6국' 터.   (사진 = 서울시 제공)
철거 전의 남산 예장자락의 '중앙정보부 6국' 터. (사진 = 서울시 제공)

중정과 남산은 고문 수사의 상징으로도 알려져있다. 박 전 대통령 시절 중정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인사들이 많다. 인혁당 사건과 동베를린 사건 등 여러 사건들이 벌어졌다. 특정인을 공산주의자라고 조작하고 음해한, 대표적인 용공조작 사건들이다.

이렇듯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중정의 수장인 중정부장은 박 전 대통령에 이은 2인자로 불렸다. 

원작의 저자 김충식 교수는 '박정희 시대는 중앙정보부가 열었다. 3선 개헌, 유신개헌을 이끈 것도 중정이었다. 하지만 그 시대를 닫아버린 것도 중정"이라고 회고한다.

◇김형욱과 김재규, 남산의 부장들과 경호실장 차지철

김형욱은 중정과 현 국가정보원에 이르기까지 가장 오랫동안 재임한 기관장이다. 장장 6년3개월 동안 박 전 대통령을 바라보고 일했다. 18년 집권 중 3분의 1이 넘는 기간이다. 그 기간 동안 김형욱은 박정희 정권의 악역을 도맡았다.

그의 별명은 '남산 돈가스', 남산 멧돼지', '공포의 삼겹살' 등이다. 단순·무식·과격한 이미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인혁당 사건은 1차와 2차로 나뉘는데, 1차 사건과 동베를린 사건도 그의 재임기간 일어났다.

권력을 앞세운 전횡이 워낙 심해 소위 '공공의 적'이 됐고 중정부장을 떠난 뒤로는 김형욱 스스로도 보복을 많이 두려워했다고 한다.

이후 1977년 코리아게이트 사건이 미국 사회에서 주목받자 미국 하원 프레이저 청문회에 나가 박정희 정권에 대한 폭로를 했다. 'DJ납치' 등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폭로, 비판을 이어가고 '회고록'까지 준비했다가 돌연 실종됐다.

이병헌(왼쪽)·곽도원, 영화 '남산의 부장들'. (사진=쇼박스 제공) 2020.01.09.
이병헌(왼쪽)·곽도원, 영화 '남산의 부장들'. (사진=쇼박스 제공) 2020.01.09.

김재규는 8대 중정부장이었다. 1976년 12월 취임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육군보안사령관과 건설부 장관, 중정 차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과는 육사 동기여서 각별한 사이였다고 한다.

취임 후 박 전 대통령에게 직선제를 건의했었고 연금 중이던 김대중의 외출을 눈 감아주어 김영삼 측과 접촉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해진 내용을 살펴보면 김재규의 전 수행비서는 그에 대해 '인망이 넓어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또 중정부장 취임 후 고문실을 없애고 강압수사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고 한다. 당시 부장의 판공비 8억원으로 직원들의 퇴직기금을 마련해줬다고도 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사진=쇼박스) 2020.01.15
영화 남산의 부장들 (사진=쇼박스) 2020.01.15

경호실장 차지철은 본래 육군사관학교 입학을 위해 시험을 봤지만 떨어졌다고 한다. 이후 간부후보생으로 군생활을 시작했고 5·16 당시에는 공수특전단에서 대위로 근무, 적극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박정희의 경호차장이 됐고 집권 후에는 국회의원을 하다가 육영수 여사 사망 후 경호실장을 맡았다.

차지철은 박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으면서 막강한 힘을 행사했다고 한다.

경호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전용식당을 마련했다. 현역 육군 준장을 차장보에 임명하기도 했다. 당시 작전차장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 행정차장보가 노태우 전 대통령이었다. 이외 중정요원에게 별도 지시를 내린다거나 사설 정보팀 운영, 중정부장의 대통령 보고시 경호실장 동석 주장 등의 월권 행위가 있었다는 기록들도 남아있다.

각종 사안을 대하는 입장 차이도 있었다. 차지철은 김재규와 달리 '전차로 싹 깔아뭉개 버리겠다', '캄보디아에선 300만명이나 희생시켰는데 우리가 100만, 200만명 희생시키는 것 쯤이야 뭐가 문제냐' 등 극단적이고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더군다나 박 전 대통령이 이러한 차지철의 행보를 두둔하니 김재규와 차지철의 사이가 좋았을 리 없었다. 원작 '남산의 부장들'에는 둘의 다툼이 김일성과의 싸움보다 더 심했다는 발언도 담겨있을 정도다. 정권의 2인자라는 타이틀을 놓고 빚어진 일종의 권력 다툼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 이성민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우민호(왼쪽부터) 감독, 배우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2020.01.15.
배우 이성민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우민호(왼쪽부터) 감독, 배우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2020.01.15.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는 18년 집권 정부 대통령과 2인자였던 전 중정부장의 이야기, 2인자 자리를 놓고 빚어지는 중정부장과 경호실장의 대립이 담겼다.

배우 이성민이 연기한 박통은 박 전 대통령이다. 이병헌이 선보인 김규평 중정부장은 김재규, 곽도원이 분한 박용각 전 중정부장은 김형욱, 이희준이 연기한 경호실장 곽상천은 차지철을 가리킨다.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며 올해 설 연휴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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