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韓수출에 영향 줄까…"FTA 개선협상 등 안전판 마련"
'브렉시트' 韓수출에 영향 줄까…"FTA 개선협상 등 안전판 마련"
  • 뉴시스
  • 승인 2020.01.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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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까지 한·EU FTA 유지…내년 1월1일부터 한·영 FTA 발효 예정
한·EU FTA와 동일한 관세 적용…자동차·자동차 부품 등 무관세 유지
전환기간 동안 한·영 FTA 업그레이드 협상 진행…"수준 높일 것"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본부에 EU기와 영국기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본부에 EU기와 영국기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정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당장 우리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올해 말까지는 기존처럼 EU 관세동맹이 유지되고 그 이후에는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다는 이유에서다. 일부는 영국과 EU의 무역협정이 기간 내에 완료되지 않는 등 노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영국이 오는 31일 오후 11시(현지시간) 브렉시트를 이행해도 올해 말까지는 한·EU FTA를 적용받게 된다. 이후 2021년 1월1일부터는 한·영 FTA가 발효될 예정이다.

단, 영국과 EU가 전환기간(올해 12월 31일까지)을 연장하면 한·영 FTA 발효는 그 이후로 밀리게 된다. 전환기간은 영국과 EU가 원활한 브렉시트를 위해 설정한 것으로 이 기간 영국은 EU의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아있게 된다.

유럽연합(EU)의 입법부인 유럽의회는 29일(현지시간) 브렉시트를 최종적으로 승인했다. 이로써 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결정한 이후 3년 7개월 만에 EU를 떠나게 됐다.

정부는 브렉시트로 인해 수출 기업들의 심리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제도적으로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입장이다. 양국은 지난해 6월 한·영 FTA의 원칙적 타결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이후 10월에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을 완료했다.

한·영 FTA 내용을 보면 먼저 관세의 경우 한·EU FTA 양허를 동일하게 적용해 모든 공산품의 관세 철폐를 유지하게 된다. 이에 자동차, 자동차부품 등 주요 수출품을 현재와 같이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원산지 기준은 FTA 발효 이후 3년 동안 한시적으로 EU를 경유해도 직접 운송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는 EU 물류기지를 거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EU산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도 역내산으로 인정된다. 이는 기존 생산·공급망 조정에 따른 소요시간을 감안한 것이다.

지식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제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도 그대로 인정하기로 했다. 해당 품목에는 보성녹차, 순창전통고추장, 이천쌀, 고려홍삼, 고창복분자, 진도홍주 등 64개 품목이 포함된다. 영국의 경우 스카치위스키와 아이리시위스키 등 2개 품목이 보호 대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은 한·영 FTA라는 안전판이 마련돼있기 때문에 이전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윤종 산업통상자원부 FTA정책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브렉시트 대비 통상부처 및 관계기관 점검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전윤종 산업통상자원부 FTA정책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브렉시트 대비 통상부처 및 관계기관 점검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영국과 EU가 전환기간 내에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러면 한·영 FTA로 관세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통관 지연과 인증·표준 적용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도 얼마 전 보고서에서 이런 점을 지적했다. 영국과 EU의 협상이 관세, 보조금, 경쟁 및 환경, 표준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된 포괄적 무역협정으로 진행된다면 11개월 안에 협상을 타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EU 회원국 각각 의회 비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발효될 수 없다.

김정균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양측의 무역협정이 완료되지 않고 전환기간이 종료되면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관세와 통관, 인증 제도 변화에 따른 기업 영향 점검이 필요하다"며 "한·영 FTA 업그레이드 협상에서 정부는 양국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예정된 전환기간 동안 기존 FTA보다 개방 수준을 높이기 위한 협정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양국은 앞서 서한을 통해 브렉시트 전환기간과 한·영 FTA 발효 이후 2년 내에 FTA 개선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양한 브렉시트 시나리오에 대비해 기존 혜택을 연속성 있게 유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환기간 동안 우리의 관심사항을 반영해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며 "이를 타결하고 국회 비준을 완료하면 전환기간이 종료되는 순간부터 지금보다 업그레이드된 FTA가 발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영국으로의 수출액은 33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2%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1억9000만 달러이며 무역수지는 11억1000만 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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