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원팀이 뭔지 알았다" 김학범호 핵심 K리거들의 깨달음
"진짜 원팀이 뭔지 알았다" 김학범호 핵심 K리거들의 깨달음
  • 뉴시스
  • 승인 2020.01.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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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AFC U-23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U-23 대표팀 소속 K리거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복귀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야(서울), 조규성(전북), 오세훈(상주), 이유현(전남), 원두재(울산). 2020.01.30
2020 AFC U-23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U-23 대표팀 소속 K리거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복귀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야(서울), 조규성(전북), 오세훈(상주), 이유현(전남), 원두재(울산). 2020.01.30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이 남긴 유산은 우승 트로피 뿐만이 아니다. 선수들은 "진짜 원팀이 뭔지 알게 됐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U-23 대표팀 일원 중 K리그에서 뛰는 조규성(전북), 오세훈(상주), 원두재(울산), 김진야(FC서울), 이유현(전남)은 30일 오후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주최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대회를 돌아봤다.

2014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한 번도 정상을 밟지 못했던 한국은 김학범 감독의 지휘 아래 하나로 똘똘 뭉쳐 첫 우승과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23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답게 한 번 꺼진 불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중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힘겹게 승리한 선수들은 이란과의 2차전을 잡고 제대로 흐름을 탔다. 이후 결승전까지 4경기를 모두 쓸어담았다.

조규성은 "진짜 원팀이 뭔지 마음 속 깊이 알게 된 대회였다. 인생 살면서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았는데 좋은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동경이가 요르단전 두 번째 골 넣었을 때 나중에 들으니 몸 풀고 못 뛰는 선수들도 엄청 좋아서 뛰어왔다더라. 난 결승전에 못 뛰었는데 (정)태욱이의 헤딩골 순간 너무 기뻤다. 뛰는 선수, 안 뛰는 선수 다 기쁘고 즐거워했다. 진짜 원팀이었다"고 보탰다. 

오세훈은 "대회에 나서기 전에 모두 우승이라는 것을 이야기했다. 말로만 한 것이 아니고 훈련 때도 죽기 살기로 모두가 땀 흘리면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훈련 끝나고 짐 챙길 때는 형들이 솔선수범했다. 우리는 형들의 모습을 보면서 따라갔다. 그런 부분에서 한 팀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2020 AFC U-23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U-23 대표팀 소속 K리거 조규성(전북현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복귀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1.30.
2020 AFC U-23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U-23 대표팀 소속 K리거 조규성(전북현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복귀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1.30.

김진야는 "어느 대회든 우승은 힘들다. 원팀으로 우승까지 달려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진짜 원팀이 무엇인지 새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선발 원톱 자리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조규성과 오세훈은 "경쟁자이지만 동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입을 모았다.

조규성은 "세훈이가 골을 넣었을 때 너무 기뻤다. 방에 오면 '축하한다, 잘했다'는 말을 늘 해줬다"고 하자 오세훈은 "축구 선수로서 경쟁자이지만 그 전에 (규성이형은) 좋은 형이다. 배울 수 있는 형이기에 정말 좋다"고 웃었다. K리그1에서 오세훈과 적으로 마주하게 된 조규성은 "둘 다 올 시즌 15골씩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똘똘 뭉쳤다. MVP 원두재의 상금 2만 달러(약 2350만원)를 다같이 나눠 쓰기로 한 것이다. "동료들과 함께 쓰고 싶다"는 원두재의 발언을 접한 선수들은 누구 하나 마다하지 않고 그에게 계좌번호를 보냈다.

원두재는 "코칭스태프한테는 계좌를 받기가 좀 어려워서 선물을 돌렸다. 선수들에게는 계좌번호를 보내라고 했는데 한 명도 빠짐없이 다 보내주더라"며 미소를 지은 뒤 "상금이 들어오면 입금하겠다"고 약속했다.

상주 소속의 오세훈은 "너무 감사하다. 군인 월급을 받고 있으니 (두재형한테) 좀 더 얹어서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2020 AFC U-23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U-23 대표팀 소속 K리거이자 U-23 MVP를 차지한 원두재(울산현대)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복귀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1.30
2020 AFC U-23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U-23 대표팀 소속 K리거이자 U-23 MVP를 차지한 원두재(울산현대)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복귀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1.30

김학범 감독을 두고는 훈련과 사생활을 명확히 구분짓는 지도자라고 평했다. 이유현은 "'츤데레'다. 강한 모습만 보여주시는 것처럼 비춰지는데 뒤에서는 살갑게 대해주신다"고 말했다. 조규성은 "운동장에서는 호랑이인데 생활에서는 개구쟁이다. 장난을 진짜 많이 치신다"고 밝혔다.

최초 아시아 정벌을 일궈낸 선수들은 도쿄올림픽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다. 올림픽 최종 엔트리는 이번 대회보다 5명이 적은 18명 뿐이다. 이중 와일드카드(24세 이상) 3명과 U-23 챔피언십에 오지 못한 유럽파들이 포함되면 현재 인원 중 절반 가량은 본선에 나설 수 없다.

선수들은 K리그에서의 꾸준한 활약을 최종 선택을 받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이유현은 "감독님께서 사이드 풀백들에게 킥의 퀄리티를 강조하신다. 팀에서 노력해 경기장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고, 조규성은 "팀에서의 경쟁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경기에 뛰어야 경기력이 올라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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