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세상 끝 동물원ㆍ어피니티 코나, 스프린트ㆍ이재훈, 시일야방성대학ㆍ고광률
[새 책]세상 끝 동물원ㆍ어피니티 코나, 스프린트ㆍ이재훈, 시일야방성대학ㆍ고광률
  • 이은영 기자
  • 승인 2020.01.31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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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동물원』은 미국 작가 어피니티 코나의 두번째 장편소설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생체실험을 강요당한 쌍둥이 소녀의 눈을 통해 홀로코스트의 형언할 수 없는 공포와 전쟁이 끝나고도 지속되는 혼란,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강인한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저자는 폴란드계 유대인으로, 나치의 야욕이 전면적으로 드러나기 전 온 가족이 고국을 탈출해 절멸정책을 피했고 조부가 2차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배경에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그 시기에 관심을 가졌다. 어린 시절부터 프리모 레비와 파울 첼란 등 홀로코스트를 다룬 작가의 책을 폭넓게 읽던 저자를 유독 사로잡은 것은 우생학 연구에 골몰하던 나치 의사 요제프 멩겔레와 그의 실험대상이 된 쌍둥이들이었다.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진 멩겔레는 나치가 저지른 잔학행위의 상징 같은 인물로 2차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에서 유전적으로 특이한 아이들, 특히 일란성쌍둥이를 대상으로 극악무도한 생체실험을 자행했고, 그의 실험실을 거쳐간 약 1500쌍의 쌍둥이 중 전쟁 후까지 살아남은 인원은 2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 생존자들의 증언이 담긴 논픽션 『불길의 아이들』을 읽은 저자가 십여 년의 조사와 집필을 거쳐 발표한 책이다. 464쪽, 문학동네, 15,500원

 

 

△『스프린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존 방법과 승리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책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은 일과 일자리의 개념을 파괴하며 현대인에게 복합적 문제 해결 역량과 기계와의 협업 능력을 요구한다. 변화와 불확실성의 시대, 우리 앞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자동 방적 기계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기계를 파괴하던 노동운동인 러다이트는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충격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예이기는 했지만 결국 기계의 도입과 일자리의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현대인의 실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스마트 팩토리, 인간과 로봇의 협업, 기계 학습 역시 직업의 개념, 일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복시키고 있다. 이 책은 시대의 변화를 재빨리 감지하여 성장형 전략 플랫폼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학습과 성장, 연결을 통해 집단 창의로써 초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당신은 이 책을 읽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학습과 일, 삶과 인생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이론, 사례, 도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448쪽, 비엠케이, 19,800원

 

 

△『시일야방성대학』은 우리 현대사를 유기적 연결고리로 꿰뚫으면서 통시적으로 구현해 작품이라 평가 받았던 『오래된 뿔』의 고광률 작가의 신작이다. 저자는 한국 사회 최고 기득권층인 교수 집단의 모략과 이전투구가 가득한  대학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그려냈다. 일광학원 재단의 일광대학교는 교육부의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가선정되어 부실 판정을 받게 된다. 이에 학생들은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급기야 총장실을 점거하는 사태에 이르자, 총장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관계자들을 불러들인다. 이 소설은 현 총장 모도일과 전 총장인 주시열, 그리고 직원 출신 비정년 교원 공민구를 중심으로 얽힌 이들의 미로와도 같은 이해관계도인 동시에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욕망을 들여다보는 현미경이라 할 수 있다. 권력 다툼과 특권 의식, 이권을 위해 양심과 인격과 자존심마저 남김없이 내던지는 교수라는 이름의 인간 군상이 보여 주는 진실을 위장한 거짓투성이 성채를 만날 수 있다. 384쪽, 나무옆의자,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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