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하정우 생활연기와 '오컬트' 영화 아쉬움···'클로젯'
[리뷰]하정우 생활연기와 '오컬트' 영화 아쉬움···'클로젯'
  • 뉴시스
  • 승인 2020.02.0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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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로젯' (사진=CJ ENM 제공) 2020.02.05
영화 '클로젯' (사진=CJ ENM 제공) 2020.02.05

스토리, 캐릭터, 연기 모두 아쉬움이 큰 영화다.

먼저 영화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이도저도 아닌 것이 돼 버렸다. 영화 '클로젯'은 장르적으로 오컬트 공포 영화를 표방한다. 김광빈 감독은 오컬트 장르 속에서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강조한바 있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주제를 우선 순위에 두고 오컬트라는 장르를 통해 이를 표현하고자 했든, 그 반대의 경우든 영화는 관객에게 공포, 사람에 관한 뚜렷한 메시지등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영화는 물음표의 연속이다. 영화의 스토리와 그 배경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채 진행되다 보니 관객의 집중력은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영화는 상원(하정우)과 그의 딸 이나(허율)가 새 집으로 이사를 하며 시작한다. 과거 엄마가 사라지기 전 정우네 가족은 평범하고 단란한 가족처럼 보였다. 워커홀릭처럼 일에 몰두해 사는 정우의 빈자리는 육아를 전담하는 그의 아내가 채워줬다. 하지만 셋이 타고 가던 차에 사고가 나고 엄마가 사라지자 가족 내에 드러나지 않던 문제점이 터져 나온다.

엄마를 잃은 이니는 말을 잃고 식음을 전폐한다. 상원이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인형을 선물하는 일 뿐이다. 아이는 방치되다 어느 순간 벽장 안으로 사라진다.

영화 '클로젯'.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08.
영화 '클로젯'.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08.


문제는 이러한 가족의 사연과 이나의 심리상태가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될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충분한 설명이 부재하다 보니 관객은 상원과 이나의 사이가 어떠한지, 이나는 현재 심리적으로 어떤 상태인지를 명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감독은 아이가 부모의 '방치'로 인해 이나가 '이계'라는 미지의 세계로 빨려들게 됐다고 의도 했으나 관객에게는 그저 갑자기 사라진 걸로 보일 뿐이다.

영화는 메시지적인 부분으로 사람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가정 내 아동 학대 이야기를 다루고자 했다. 그 때문에 '이계'에 존재하는 모든 아이들은 가정 학대를 당한 아이들이다. 크게는 부모에 의해 목숨을 잃은 아이부터 물리적 학대를 당한 아이들까지 다양하다. 영화는 방치 당한 이나 역시 학대의 대상으로 묘사하는데 앞서 언급한 아이들과 같은 선상에서 이해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이 역시 메시지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또한 '이계'(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경계), '어둑시니'(이계에 존재하는 영혼들)라는 낯선 개념들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이를 해결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경훈'(김남길)의 직업인 퇴마사 역시 한국 관객에게는 익숙하지 않은데 그 모든 것들의 정체성을 충분히 설명하는데 실패한다. 그 때문에 영화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경훈의 의식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엇을 위한 건지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이는 집중력 분산으로 이어질 뿐이다.

영화 '클로젯'.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08
영화 '클로젯'.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08

영화의 집중을 방해하는 또 한가지 요소는 배우 하정우의 연기다. 하정우는 극 중 상원보다 그가 여느 영화에서 보여왔던 느슨하면서도 대충하는 투의 연기를 그대로 '복붙'했다. 그 때문에 하정우의 연기에서는 자식을 잃은 슬픔과 절망을 찾아보기 어렵고, 재치있는 애드리브만 빠졌을 뿐 배우 하정우의 생활 연기만 보일 뿐이다. 5일 개봉,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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