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샐리의 비밀스러운 밤ㆍ김아로미, 야채에 미쳐서ㆍ아사이 마카테,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ㆍ심너울
[새 책]샐리의 비밀스러운 밤ㆍ김아로미, 야채에 미쳐서ㆍ아사이 마카테,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ㆍ심너울
  • 이은영 기자
  • 승인 2020.02.14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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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의 비밀스러운 밤』은 ‘라인프렌즈(LINE FRIENDS)’의 오리지널 캐릭터 브라운과 친구들이 들려주는 대책 없이 사랑스럽고 유쾌한 소설로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 두 번째이야기다. (첫번째 소설은 브라운의 완벽한 고백) 이 책의 저자 김아로미는 2014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JTBC 웹드라마 〈힙한 선생〉의 극본을 공동 집필자다. 브라운앤프렌즈의 마스코트 샐리는 귀여운 생김새에 어울리지 않는 대쪽 같은 성격부터 기원을 알 수 없는 괴력까지, 무한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깜찍한 친구 샐리가 들려주는 인생을 즐기는 방법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무조건 참고 견디면 칭찬받던 세상은 지나갔다. 이제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며 완벽보다는 자기만족을 중시하고, 솔직함을 추구하는 시대다. 샐리가 매력적인 건, 귀엽지만 마냥 착하지만은 않은 친구라서다. 늘 엉뚱한 소리를 일삼고, 늦잠 자다 약속에 늦기 일쑤며, 직장인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해 친구들의 마음에 후추를 뿌릴 때도 있다. 하지만 누구보다 튼튼한 멘탈과 자존감을 지닌 샐리는 자신을 사랑할 줄 알며 자기감정에 솔직하다. 그렇기에 친구들에게 조건 없이 통 크게 베풀 줄도, 깜찍한 대변인이 되어 고민을 해결해줄 줄도 안다. 통쾌한 반전과 엉뚱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샐리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너희는 좋겠다, 나라는 친구가 있어서!”를 거침없이 외치는 샐리만의 뻔뻔한 매력에 푹 빠져 어느새 샐리의 주장에 설득을 당하고 만다.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삶의 태도는 이런 ‘샐리스러움’이 아닐지 생각해보게 한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진로와 워라밸에 이르기까지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을 나누면서도 라인타운이라는 행복한 동화 속 세상을 살아가는 브라운과 친구들의 이야기는 당신에게 재미있고 따뜻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여운을 더해줄 것이다. 224쪽,  아르테(arte), 16,000원

 

 

△『야채에 미쳐서』는 50세 나이에 늦깎이로 데뷔하여 일본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문학상인 나오키 상과 전국 서점원이 뽑은 시대소설 대상을 동시에 석권한 작가 아사이 마카테의 ‘야채애호독점타파’ 러브스토리이자 Osaka Book One Project(‘오사카의 서점과 도매상이 벽을 허물고 한 권의 정말로 좋은 책을 팔자’는 목표로 만들어진 문학상) 당선작이다. 전국의 쌀과 야채가 모이는 ‘천하의 주방’ 오사카. 이곳의 야채 유통을 독점하던 상인회는 먹고살기 위해 직접 재배한 야채를 팔려는 농부들을 탄압한다. 이에 가난한 농부들의 목소리를 듣고 불합리한 구조를 타파하여 야채시장을 개혁하고자 나타난 남자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세이타로, 공교롭게도 상인회 대표의 큰아들이다. 오사카에 부임한 남편을 따라 내려온 에도 토박이 지사토는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떠나자 근근이 생활하다가 상인회 대표의 마나님을 시중드는 하녀로 일하게 된다. 힘든 일과 중에도 유일한 낙이라면 오사카의 맛있는 음식을 삼시 세끼 맛보는 것뿐이다. 그러던 중 뭘 하든 제멋대로인 ‘허당’ 큰아들 세이타로에게 휘말린다. 처음에는 경계하던 지사토는, 얼간이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야채에 미쳤다’는 평을 듣는 세이타로에게 어느샌가 끌리게 된다. 자신만만한 세이타로의 말처럼 막부의 보호를 받는 상인회의 독점을 타파하여 야채시장의 유통구조를 바꿀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지금은 사라진 전설의 야채를 되살려낼 수 있을까? 352쪽, 북스파어, 14,800원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는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자, 심너울 작가의 첫 번째 단편집이다. 2018년 6월에 첫 작품을 쓴 작가는 이후 1년 반 동안 무려 21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들 중에는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화제가 된 작품도 있고, 앤솔로지 『대멸종』의 수록작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는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 책에는 심너울 작가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작품이 담겨있다. 첫 발표작 '정적'과 SNS에서 열렬한 호응을 얻은 '경의중앙선에서 마주치다', 이번 작품집을 위해 새로 쓴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신화의 해방자', '최고의 가축'등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인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는 일주일 중 금요일을 가장 사랑한 9급 공무원 김현의 독특한 시간 여행기이다. 민원인과 동장에게 치이는 평일은 죽느니만 못하다고 여긴 현은 매일이 주말을 앞둔 금요일 같기만을 바란다. 그러나 정작 금요일을 반복하게 된 현은 이전보다 더 뒤틀린 생활을 맞이하고 만다. 주말만을 바라보며 일상을 버티는 모두에게 전하는 독한 위로주 같은 작품이다. '정적'은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에서 소리가 갑자기 사라진 사건을 계기로 뜻밖의 인간관계를 맺게 된 ‘나’의 이야기다. 듣지 못하게 되었기에 비로소 ‘들리게’ 된 조용한 이의 말들은 침묵으로 가득한 나의 일상을 풍요로운 대화로 채워 준다. 제약이 때로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음을 전하는 작품으로, 서교예술실험센터의 ‘같이, 가치’ 프로젝트 선정작이기도 하다. 158쪽, 안전가옥,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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