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긴급수혈 결정에도 애타는 항공업계…"빠른 지원 없이는 고사 위기"
정부 긴급수혈 결정에도 애타는 항공업계…"빠른 지원 없이는 고사 위기"
  • 뉴시스
  • 승인 2020.02.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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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저비용항공사에 최대 3000억원 긴급 융자 결정
9.11 테러 당시 자금 융 통 세 달 걸려…"최대한 빠른 지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어난 6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중국남방항공 카운터에 목단강행 항공편 체크인 시간에도 탑승자가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어난 6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중국남방항공 카운터에 목단강행 항공편 체크인 시간에도 탑승자가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직격탄을 입은 항공사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긴급 지원을 결정했다. 항공업계는 "정부의 지원책을 환영한다"라면서도 "최대한 빠른 지원 없이는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17일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대응 항공분야 긴급 지원대책을 논의·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해 최대 3000억원 범위 내에서 산업은행을 통해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운항중단·감축이 이뤄진 노선은 운수권과 슬롯 미사용분에 대해 회수유예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년 동기 대비 여객이 감소한 항공사를 대상으로 3월부터 최대 3개월 간 공항시설사용료를 납부 유예한다.

상반기 중 항공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오는 6월부터 2개월 간 착륙료를 10% 감면하고, 현재 감면 중인 인천공항 조명료 등 각종 사용료의 감면기한 연장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밖에 과징급 납부 유예, 운수권 배분 등 대책도 발표됐다.

이 중 항공사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최대 3000억원 대출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항공사들의 지난해 연간 실적이 일제히 전년 대비 쪼그라든 가운데, 자금 수혈을 통해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관건은 얼마나 빠른 지원이 이뤄지느냐다. 과거 2001년 9.11 테러 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정부로부터 약 2500억원의 융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는데, 당시 심사 과정은 총 3개월 정도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LCC들은 "당시처럼 세 달 정도 버틸 여력도 없다"라며 최대한 조속한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LCC들은 객실승무원 무급휴직, 임원 임금 반납, 채용 일정 연기 등의 조치를 통한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이 없는 상황에 유동성 위기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노선이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중국, 동남아 노선까지 감편하며 비행기를 띄울 대체 노선이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이야기다. 정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항공사의 한~중 노선(59개 노선) 운항 횟수는 1월 초와 비교해 2월 셋째 주 약 77% 감소했다.

경영난에 매각을 결정한 이스타항공의 경우, 최근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정유사로부터 일부 항공편에 대한 급유 중단 통보까지 받았을 정도다. 다른 정유사를 확보해 항공기 운항 중단 사태는 면했지만, 이스타항공의 현금 유동성 위기가 코로나19 사태로 극단까지 갔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전통적 성수기인 1분기가 이미 악재를 맞은 가운데, 비수기인 2분기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더 큰 위기에 몰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LCC 관계자는 "항공업계에서 2분기는 비수기인데, 3월 안에 지원이 되지 않으면 적자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만약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면, 몇 개 업체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LCC 관계자는 "이미 한일 관계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부터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는데, 당장 지원이 되지 않으면 정말 버티기 힘들다"라며 "현재 재무 상태에서 돈 갚을 능력을 깐깐히 따지고 든다면, 현재 상황이 나쁜 곳은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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