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외채권, 4800억달러 사상 최대…"해외서 받을 돈 더 많아"
순대외채권, 4800억달러 사상 최대…"해외서 받을 돈 더 많아"
  • 뉴시스
  • 승인 2020.02.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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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대외채권 4806억달러, 7년 연속 사상 최대
단기외채 비율은 32.9%로 상승…"위기 신호 아니야"
순대외금융자산, 5000억달러 돌파 '역대 최대' 달성

 지난해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이 48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해외에서 받을 돈이 갚아야 할 돈보다 더 큰 폭 늘어난 영향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경제 위기시 대응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돈 주머니가 그만큼 두둑해졌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9년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말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은 전년말대비 30억달러 늘어난 4806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1854억달러)부터 7년 연속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한 것이다. 순대외채권은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받아야 할 돈(대외채권)에서 갚아야 할 돈(대외채무)을 뺀 수치로 국가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 규모는 지난 2008년 이후 꾸준히 몸집을 불려왔다.

해외에서 받을 돈인 대외채권은 9476억달러로 1년 전보다 288억달러 증가했다. 갚을 돈인 대외채무는 4670억달러로 258억달러 늘었다. 1년 전 증가폭(292억달러)보다는 다소 둔화했다. 대외채무 중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외채는 89억달러 증가한 1345억달러를 나타냈다. 단기외채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 급격히 빠져나갈 우려가 큰 자금이다. 장기외채도 169억달러 증가했다.

단기외채가 늘어나면서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도 32.9%로 1년 전(31.1%)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단기외채 비율은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 비율은 지난 2012년말(39.1%)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총외채(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28.8%로 0.3%포인트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지난 2012년말(31.3%) 이후 최고치였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외채 비율이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외국인의 국내 통안채 투자 등이 늘어난 데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며 "지표 자체가 양호한 수준이고 우리나라의 상환 능력과는 관련성이 낮아 대외 건전성에 영향을 주는 위기 신호라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대외금융부채) 잔액을 뺀 수치인 순대외금융자산은 648억달러 증가한 5009억달러로 집계됐다다. 연말 기준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순대외금융자산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대외금융자산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향후 본원소득수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외금융자산은 전년말보다 1534억달러 증가한 1조6997억달러를 나타냈다. 해외 직접투자와 증권투자가 각 349억달러, 1070억달러 증가했다. 여기에는 해외 주가 상승 등의 비거래 요인도 작용했다. 대외금융부채도 1조1988억달러로 886억달러 증가했다. 국내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전년말보다 747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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