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생충 제작 곽신애 대표 "봉 감독과 차기작? 썸타는 중"
[인터뷰]기생충 제작 곽신애 대표 "봉 감독과 차기작? 썸타는 중"
  • 뉴시스
  • 승인 2020.02.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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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사진=CJ ENM 제공)2020.02.20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사진=CJ ENM 제공)2020.02.20

 "봉준호 감독 말 중에 제일 좋았던 건 '이번 작품은 후회가 없다'였어요."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과 함께 화제가 된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그 말이 "제작자로서는 최고의 칭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다시 한번 기뻐했다.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곽 대표는 "봉준호 감독과 차기작을 함께 하는 건 아직 구체적인 상황이 결정 되지 않았다"면서 "마치 썸타는 관계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봉 감독이 딱 부러지게 저와 할 거라고 말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큰 실수를 하거나 '선을 넘지 않는다면' 다음 한국 영화를 같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니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호호"

곽신애 대표는 봉 감독과 함께 세계 영화사와 한국 영화사 역사를 새로 쓴 기념비적인 인물로 기록됐다.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수상할 때 봉준호 감독과 함께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했다.

 "이러한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의 결정에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는 의미 심장한 말은 전 세계에 울려 퍼졌고, 오스카에서 작품상 수상 소감을 밝힌 최초의 유색 인종 여성이 됐다.

시상식을 시청하던 관객들도 어리둥절했는데, 알고보니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소감은 영화의 제작사 대표가 하는 전통에 따른 것이었다.

곽 대표는 "아카데미 회원들의 '변화를 향한 발걸음'에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전했다.

"작품상과 감독상 수상은 아시아권 영화인들, 미국이 아닌 곳에서 활동하는 많은 영화인들 뿐만 아니라 세계의 영화사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자극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곽 대표는 "미국의 영화인들이 용기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변화가 두려울 수도 있을텐데 변화를 택했다는 게 용기있다고 생각하고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사진=CJ ENM 제공)2020.02.20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사진=CJ ENM 제공)2020.02.20

오스카 레이스에 함께하며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문화적으로 위축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칸 영화제 이후 각종 상을 수상하면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기생충'을 사랑해주는 영화 관계자들과의 우정이 꽃피웠고 문화적으로 위축됐던 감정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시간이 거듭될수록 그들이 우리 영화를 인정하고 좋아한다는 걸 느끼니 일종의 우정이 생겼고, 그런 느낌이 들면서 거리감이 좁혀지고 동질감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실제로 '기생충'의 기세는 오스카 여정이 이어질수록 강해졌다고 한다. 오스카 레이스가 진행될수록 '기생충' 팀을 알아보고 악수 요청과 사진 요청을 해오는 사람들로 인해 식사도 허겁 지겁 먹어야 할 때도 있었다.

특히 곽 감독은 오스카 레이스의 큰 터닝포인트는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 출연진 전원에게 주는 영화 부문 앙상블상을 받았을때라고 돌아봤다.

한국 대중에게는 생소한 SAG의 위상이 미국에서는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곽 대표는"SAG 후보에 오른 자체로 미국 '기생충' 관계자들이 난리가 났다. '지금부터는 완전히 다른 게 시작된다', '이제 은퇴해도 될 정도다', '외국 영화가 SAG에 오르다니' 등 이메일로 엄청난 반응이 쏟아졌다"며 당시의 흥분감을 전했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수상한 후 인근 로위호텔에 마련된 프레스룸을 찾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2.10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수상한 후 인근 로위호텔에 마련된 프레스룸을 찾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2.10


곽 대표는 시상식 당일, 감독상을 받았을때 '작품상이 우리한테 기울어 졌구나'라고 직감했다고 회상했다

"2시부터 8시까지 6시간 동안 시상식에 참여했는데 우리 테이블이 정말 붐볐어요. 시상식 참여하신 분들이 우리 테이블에 찾아오는데 '안녕하세요' 정도의 느낌이 아니라 환호하는 식의 과한 느낌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이미 기생충 시놉시스를 처음 봤던 2015년 4월, 그 순간부터 국제영화제는 휩쓸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 "'기생충'이 재미 면이나 주제의식 면에서 모두 좋아 '칸 영화제는 갈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고,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했다.

 이후 트로피 낭보는 이어졌다.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온 몸으로 체험했다.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0.02.19.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0.02.19.

곽신애 대표는 '충무로 패밀리'로 유명하다. 영화 '친구' 곽경택 감독의 친동생이자, 영화 ‘해피엔드’ 정지우 감독의 부인이다. 1990년대 영화 전문지 '키노'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대한민국 최고 영화 제작자가 됐다. 그가 꿈꾸는 미래는 어떨까.

곽 대표는 "하던대로 하겠다"며 담담해 했다.

 "연락하던 신인 감독들이 있었고, 멜로도 준비하고 있어요. 그동안 하던대로 할 것이고, 오스카로 인해 오는 기회도 원래 하던대로 검토할 겁니다."

곽신애 대표는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에 경계에 걸쳐진 영화와 감독들에 관심 있다"며 "자기 색깔이 있는 감독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제작비 135억원을 들인 '기생충'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억9783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원화 기준 2378억원으로 제작비의 17배 이상의 수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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