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與, 코로나19 추경 요구 봇물…'벚꽃 추경' 나오나
다급한 與, 코로나19 추경 요구 봇물…'벚꽃 추경' 나오나
  • 뉴시스
  • 승인 2020.02.2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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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이낙연 "정부, 추경 편성 검토해야"
코로나 직격 '성장률 2%대' 붕괴에 촉각
'총선 전 추경' 전례없어…野 반발 가능성도
與 일각 '긴급명령' 주장도…政 "검토 안 해"
이해찬(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이해찬(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고 경제 위기 우려가 높아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비상 경제시국"으로 명명해 세칭 '벚꽃 추경' 편성이 급류를 탈 가능성이 있어 '총선 앞' 추경에 대한 야당의 반발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소 상공인과 지역경제에 (코로나19가)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우리 당 영남권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 김영춘, 김두관 의원이 긴급 추경 편성을 촉구했는데 당정은 민생을 위한 대책을 적극 마련해달라"고 운을 뗏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가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국은 특히 재정여력이 있으니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라고 권고했다"면서 "현실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남인순 최고위원 역시 "비상시국임을 감안해 추경 편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지난 2015년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도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고 호응했다.

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TK에) 당연히 최대한의 지원을 해드려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주말, 일요일(23일)경에 고위 당정이 있으니 그때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고, 정책위 관계자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추경 필요성에 대해 검토할 것 같다. (정부로부터) 보고를 받아야 하겠다"고 했다.

앞서 김두관, 김부겸, 김영춘 등 부산·경남·대구 등 영남권 중진 3인방은 지난 12일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 한 달 동안 골목을 누비며 시민을 만나 뵌 결과 저희가 느낀 지역경제의 심각성은 중앙정부와 관료사회가 느끼는 것과 크게 달랐다"면서 추경 편성을 촉구한 바 있다.

당초 정부·여당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3조4000억원의 예비비로 대응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넘어 경제 전반이 내수 위축 직격탄을 맞으며 추경 편성으로 급선회하는 모양새다.

이미 민주당 차원에서 개별소비세 인하, 소비쿠폰 및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 완화, 기업 인센티브 확대 추진 등을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6%로 대폭 낮췄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무디스도 한국 성장률을 기존 2.1%보다 낮춘 1.6%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2.0%가 무너질 경우 자칫 '경제 실정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4·15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낙원동 일대를 찾아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4·15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낙원동 일대를 찾아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그야말로 비상경제시국"이라고 현 상황을 규정한 뒤,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옵션들을 다 열어놓고 준비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며 "기정예산과 예비비로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는 부분에 일단 집중하려고 하는데 상황 전개에 따라선 추경을 고려할 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7월에 11조6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으나 지난 2000년 이래 4월 총선 전 '벚꽃 추경'은 편성된 전례가 없어 '선거용 추경'이라는 야당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 지도자들께서 세금을 쓰지 말라고 하시는데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며 "이럴 때 써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민의 건강을 지켜드리는 게 정부의 기본 의무"라고 반박했다.

당초 '혈세를 쏟아부을 생각을 접으라'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종로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필요한, 적합한 곳에 추경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는 일관되게 필요성 있는 추경은 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입장 변화를 시사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도 "추경 요건에 맞지 않는, 잘못 사용하는 일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고 말해 '총선용 추경'에는 견제구를 날렸다.

한편 여당 일각에서 대통령 긴급명령 발동 주장까지 제기되나 현실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 자영업자 임대료 인하를 낮출 것을 주장해왔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민 의원의 긴급명령에 관한 질의에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가 회의 종료 후 해명자료를 내고 검토 가능성을 강력 부인했다.

국무조정실은 "국무조정실장의 답변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고 경기 회복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해 종합적인 특단의 대책을 강구 중으로 투자·소비 활성화 등 전방위적인 경기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취지로서 긴급재정명령권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 상황에서 추경에 대해 검토하기보다는 현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우선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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