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호스 댄서(The Horse Dancer)ㆍ조조 모예스, 니벨룽의 대서사시ㆍ작가 미상, 덤플링ㆍ줄리 머피
[새 책] 호스 댄서(The Horse Dancer)ㆍ조조 모예스, 니벨룽의 대서사시ㆍ작가 미상, 덤플링ㆍ줄리 머피
  • 이은영 기자
  • 승인 2020.03.13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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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 댄서』는 ‘방황하는 청소년’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지극히 소설적인 방법으로 써내려간 책으로 『미 비포 유』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조조 모예스의 신작이다. 애들은 왜 어른 말을 안 들을까? 이 유구한 질문에 육아책은 다양한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과학책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청소년이 방황하는 데도 이른바 과학적인 이유가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이 모든 분석에는 한 가지 이상한 전제가 깔려 있는데, 바로 아이와 어른을 둘로 나눈다는 것이다. 런던에서 변호사 커리어를 일구어가는 너태샤 매컬리. 냉철한 겉모습과 달리, 그녀의 개인사는 비참한 일의 연속이다. 이제 전남편이나 다름없는 남자 맥과 살면서 지긋지긋한 이별을 준비하는 중이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은 십 대 소녀 사라를 임시로 돌보게 된다.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행복한 가정을 연기해야 하는 것이다. 너태샤는 이것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느끼지만, 사라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데….  ‘말 안 듣는 아이와 가르침을 주는 어른’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벗어나 각각의 개인에 초점을 맞추어 써내려간 스토리는 당신을 깊은 감동으로 이끌어 줄것이다. 688쪽, 살림, 16,000원

 

 

△『니벨룽의 대서사시』는 ‘중세 최고의 영웅 서사시’이며 ‘독일 기사문학의 최고봉’, '독일의 『일리아스』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작품으로서 전 39장 · 2,444절로 구성되어 있으며 쓰인 정확한 연대와 작가가 밝혀지지 않았다.  이 책은 게르만 특유의 철저성이 가장 잘 묘사되어 있어, 게르만 민족적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중세를 지배하던 사회 윤리인 기사도 정신에 입각한 충의와 정절이 전체 내용을 꿰뚫고 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일리아스』와 비교해 볼 때, 이 책은 희곡적 구성이 한층 두드러지고 하나의 인과관계로 유기적인 극적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동적, 음악적 효과가 뛰어나고 하나의 사건이 이야기 전체를 이끄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의 위대성을 표현해 주는 말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괴테는 이를 가리켜 교양을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작품이라고 했으며, 독일의 어느 문학사가는 “만약 독일 민족이 이 지상에서 멸망해 버린다면, 그때 그 이름을 가장 빛나게 해주는 것은 『니벨룽의 대서사시』와 『파우스트』이다”라는 말로 극찬을 했다. 『니벨룽의 대서사시』는 ‘게르만 민족 대이동 시대의 영웅 설화와 북유럽의 신화를 집대성한 것으로, 지크프리트라는 걸출한 영웅을 남편으로 두었던 절세의 미인 크림힐트가 남편이 암살당하자 수십 년에 걸쳐 자신의 형제까지 죽이며 복수를 한다’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중세의 독특한 전설 전파 양식에 따라 현재까지 발견된 사본은 30여 종에 이르고 있으며 조금씩 내용이 다르다. 464쪽, 종문화사, 18,500원

 

 

△『덤플링』은 “나 뚱뚱해! 그래서 뭐?”라고 당당히 외치는 소녀의 이야기다. 주인공 윌로딘 딕슨은 왕년에 미인대회 우승자이자 날씬한 엄마와 달리 뚱뚱한 몸 때문에 ‘만두’라고 불린다. (이 책의 제목인 ‘덤플링’은 동글동글한 만두를 이르는 말로 ‘만두’는 윌로딘의 엄마가 딸 윌로딘을 부르는 애칭이다.) 윌로딘에겐 어떤 몸이라도 자신을 긍정하게 만들어 준 루시 이모, 자신과는 정반대의 외모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돌리 파튼을 함께 좋아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절친 엘렌이 있어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러다 윌로딘은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조각미남 보를 만나 썸을 탄다. 뚱뚱하다고 잘생긴 남자애와 썸 타지 말라는 법 있나? 하지만 윌로딘은 보와 가까워질수록 새로이 자신감을 얻는 게 아니라, 반대로 스스로의 당당함을 잃어버린다. '나는 그런 여자애가 아니다. 몇 시간이고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어떻게 하면 더 예뻐 보일까 이것저것 궁리하는 애가 아니란 말이다. 보의 손길에 움츠러들다니, 이런 내 모습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만 당황했다'(책 내용 중) 지금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함께 나눌 삶의 나침반이던 루시 이모는 갑작스레 세상을 뜨고 없다. 윌로딘은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말도 안 되는 극약 처방을 내린다. 미스 틴 블루 보닛 미인대회에 참가신청서를 내버린다. 날씬한 몸매와 예쁜 얼굴을 가진 여성들만 참가하는 미인대회에 나가 그 ‘정상적’이고 ‘전형적’인 아름다움에 맞서기 위해서 말이다. 당신은 이 책에서 남의 시선에 사로잡힌 삶이 아닌, 온전히 '나'로 사는 윌로딘 딕슨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508쪽, 살림,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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