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예능 새 역사 쓴 '미스터트롯'…관심만큼 논란도
종편 예능 새 역사 쓴 '미스터트롯'…관심만큼 논란도
  • 뉴시스
  • 승인 2020.03.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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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응원투표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 제공) 2020.01.21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응원투표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 제공) 2020.01.21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3개월 대장정을 마쳤다. 종편 역사의 새 기록을 쓰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그와 함께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명암도 두드러졌다.

지난 14일 오후 8시에 생방송으로 진행된 '내일은 미스터트롯-최종결과발표'에서는 마스터 총점 2000점, 대국민 응원투표 점수 800점,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 1200점이 반영된 결승진출자 7명의 최종 순위가 발표됐다. 그 결과 1위 임영웅, 2위 영탁, 3위 이찬원이 각각 진·선·미를 차지했다.

 '미스터트롯' 제작진은 이날 "1년여의 제작 기간, 그리고 3개월간 방송 기간, 제작진이 가장 중요시했던 '결과의 공정성'을 위한 마지막 여정이었던 결승전 발표 생방송을 거쳐 '미스터트롯'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며 "긴 시간 동안 쉼 없이 내달릴 수 있던 원동력은 시청자 여러분이 보내준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였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지난해 5월 종방한 '내일은 미스트롯'의 시즌2인 '미스터트롯'은 방송 시작 전부터 화제(話題)가 됐다. 1만5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미스터트롯' 공식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시청률도 '미스터트롯'의 화제성을 증명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회가 유료가입가구기준으로 12.5%이란 두 자릿수의 전국 시청률로 시작해 방송 5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어 종편 채널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으로 등극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방송된 8회가 시청률 30%대를 넘기면서 KBS 2TV '1박2일', MBC TV '무한도전' 같은 '국민 예능' 반열에 올랐다. 결국 이달 12일 방송된 11회 결승전 시청률은 자체 최고 시청률 35.7%를 찍었다. 이어 최종결과 발표를 위해 편성된 14일 특별 생방송조차 28.7%의 생방송을 기록했다.

한국엔테인먼트산업학회 편집위원이자 한국콘텐츠학회 편집위원인 권상집 동국대학교 교수는 '미스터트롯' 결승전 시청률에 대해 "2000년 이후 최근 20년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예능 최고의 시청률"이라며 "가요 프로그램에서는 역대 가장 높은 시청률"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송을 통해 주목 받지 못했던 트로트 가수들과 신인 가수들도 조명을 받았다. 무명의 대학생으로 3위에 오른 이찬원은 지난 14일 생방송에서 '미' 발표 중 자기 이름이 불리자 "임영웅, 영탁 등 많은 선배와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최종 7명에 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미'라는 영광스러운 자리까지 차지하게 되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권 교수는 "임영웅, 영탁, 장민호 등 역량에 비해 많은 조명을 받지 못한 현역 가수들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했다는 점과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김희재 등 더 많은 우수한 신인 트로트 인재들을 배출해 트로트시장의 기존 영역을 대폭으로 확대한 점, 본선을 포함해 결승전에서 부른 노래 등 잊혀진 트로트 노래를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하게 한 점. 트로트 열풍을 훨씬 더 가속화시켜 비주류시장인 트로트를 음악계를 포함한 대중문화계의 핵심에 올려 놓은 점"을 '미스터트롯'의 순기능으로 꼽았다.

◇호사다마였을까…논란 잇따른 '미스터트롯' 

그러나 '미스터트롯'이 방송되는 내내 탈도 많았다. 편파적 분량 편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초반부터 커졌다. 1대 1 데스매치 경연까지 진출한 가수 최대성이 분량 편집 피해를 봤다. 예선과 본선 1차 팀 미션에서 최대성은 출연한 분량이 모두 잘려 방송에는 나가지 못했다. 

심사 공정성 문제는 후반으로 갈수록 논란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결승전이 무관중 녹화방송, 대국민 국민투표 포함 순위 결정 방식으로 바뀌면서 인터넷에서 심사 공정성 논란은 작가의 특정 참가자 편애 의혹으로 재점화했다. 

방송 분량 차이와 편집·순서 등의 형평성 논란을 아쉬운 점으로 꼽은 권 교수는 "특히 우승 후보에 가까운 인물 2~3명의 경연 준비를 오랜 기간 보여준 점이 아쉬움"이라며 "예선 및 본선에서 통편집당한 최대성이 응원석에서 결승진출자들을 응원했으나 단 한 번도 제대로 화면에 클로즈업되지 않는 등 제작진의 지원자에 대한 배려가 다소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작진과 출연자와의 불공정 계약 의혹, 미성년자인 정동원(13)의 새벽 방송 참여 등도 논란이 됐다. 결승전 방송 하루 전 한 매체를 통해 '미스터트롯'이 출연자와 계약해지와는 별개로 1억원의 위약벌 및 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불공정 조항이 명기된 계약서 내용이 알려졌다.

권 교수는 불공정 계약 논란에 대해 "제작진은 법률 검토를 마쳤고 기존 오디션과도 비교했을 때 유사한 출연 계약이며 출연자들의 사전 동의를 받았다고 했으나 '을'의 입장인 참가자들의 사전 동의가 순수한 동의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를 위해서 충분히 미비한 점을 보완하고 지원자들의 꿈과 희망이 헛되지 않도록 세심히 보완하겠다는 답변이 제작진의 올바른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회에 방송된 결승전 진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14일 방송은 앞서 우승자를 선발해 발표할 예정이었던 12일 방송에 문자투표가 몰리면서 서버 마비로 인해 집계가 제 시간에 끝나지 못하자 제작진이 결과 발표를 보류하면서 긴급 편성한 생방송이었다.  

권 교수는 12일 결승전에 대해 "생방송 역대급 방송사고"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다한 문자 투표 집계에 의한 서버 다운을 탓하기보다 결승을 녹화로 모두 촬영한 후 문자 투표를 실행했기에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다"며 "특히 방송에서 문자 투표가 30% 반영된다고 말했지만 정작 문자 투표 점수는 왜 온라인 누적 투표 점수와 달리 점수 차등이 다르게 반영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심사위원단인 마스터 구성도 문제다. 권 교수는 "최고점, 최저점을 보면 간극이 꽤 크다"며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심사위원의 점수로만 집계해야 훨씬 더 올바른 점수 도출이 가능한데, 마스터 10명이 출연했지만 실제 핵심 심사위원으로 부각된 마스터는 조영수, 장윤정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고도 했다.

◇시즌3 제작 가능성 주목…'심사 공정성'은 숙제

시청률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미스터트롯'의 시즌3 제작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제작진은 12일 결승전 방송 전 전화인터뷰에서 '뽕 따라서 가세' 같은 스핀오프 제작 가능성은 열어놨으나 시즌3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뽕 따러 가세'는 '미스트롯'의 '진' 송가인이 접수된 시청자들의 사연과 신청곡에 따라, 본인 혹은 가족, 연인, 친구, 직장동료 등 사연의 주인공에게 찾아가 특별한 노래를 선물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권 교수는 "TV조선이 다른 방향으로 분명 내년 초 다시 트로트 오디션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인기 오디션이 시즌3까지 계속 인기가 상승하는 방향으로 구가한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며 "생방송 준비 부족 문제나 다시 '미스트롯'으로 갈지, 혼성인 '미스미스터트롯'으로 갈지 등에 대한 방향성 논의가 길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스포일러 단속와 심사 공정성 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다. 권 교수는 "시청자 입장에서 결과가 궁금할 수밖에 없기에 계속 스포일러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상위 14명 정도부터는 생방송으로 매주 방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또 "문자 투표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지만, 국내에서 문자 투표를 500만개 이상 소화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업체가 없다는 점에서 심사 점수 반영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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