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안펀드가 '살생부'...떨고 있는 한계기업
채안펀드가 '살생부'...떨고 있는 한계기업
  • 뉴시스
  • 승인 2020.03.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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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무려 100조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하면서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 안정에 나섰다. 특히 금융위기 당시와는 달리 비우량기업에 대한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였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이번 지원에서 배제되는 한계기업은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안펀드가 버린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도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며, 은행권의 신규 대출도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위원회는 회사채·단기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해 총 31조1000억원을 시장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채권시장안정펀드를 가동하고 정책금융 지원, 국책은행의 전단채 매입 등이 진행된다.

증권업계는 이번 정부의 대책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증권사의 자금 사정에 대한 문제를 정부가 인식하고 있다는 점과 이것보다 더 한 정책을 쓸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놨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위기 당시보다 큰 P-CBO 규모와 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 직접 매입으로 비우량기업에 대한 자금 유입 가능성이 열린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비우량기업에도 공급될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자금사정이 급박하게 어려워진 기업들에 대해서는 CP, 전단채, 회사채 등 여러 방법으로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고강도 정책에도 한계기업은 더 어려워지는 '양극화'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채안펀드는 우량급 이상 기업에만 투자할 수 있고, 정책금융기관의 CP 차환지원은 A급 이상이거나 코로나19로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업에 한정됐다.

P-CBO의 경우, 보증기관의 보증이 들어가야 하며 채권을 인수해줘야 하는 채권은행이 있어야 한다. 또 증권업계가 해당 채권을 사서 소화해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해당 기업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지 않을 경우, 자금지원을 받지 못하는 비우량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A2 등급의 CP 규모는 9조2704억원이며, A3등급의 CP 규모는 3조5487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비우량 기업들의 차등화가 나올 수 있다"면서 "망할 기업이라는 인식이 나오면 자금이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해당 기업이 실제로 코로나 때문에 힘든건지, 그게 아니라 진짜 힘든 기업인지 구분해내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상당부분 크레딧 리스크가 통제된 채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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