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에 유리해진 한진칼 주총…국민연금도 힘 싣나
조원태에 유리해진 한진칼 주총…국민연금도 힘 싣나
  • 뉴시스
  • 승인 2020.03.2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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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3자 연합 의결권 제한에 부담감 줄어
의안분석기관 찬성 권고…항공업계 경영난 고심

한진칼 주총 향방의 마지막 변수인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열릴 예정인 가운데 주총에서 유리해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힘을 더해줄지 관심이 쏠린다.

의안분석 자문계약을 맺고 있는 의결권자문사의 찬성 권고와 함께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조 회장 연임안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국민연금 수탁위는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한진칼 등을 논의한 뒤 오는 26일 오전께수탁위 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간담회에서는 기존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안 등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지배구조원 등 찬성 권고…대한항공 경영난도 '고심'

의결권자문사들의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연임안에 대한 찬반 권고는 엇갈리고 있지만 국민연금이 의안분석 자문계약을 맺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이 찬성을 권고해 연임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기업지배구조원도 조원태 회장 선임에 찬성을, 주주연합 측 후보에 대해서는 '불행사'를 권고했다. 반면 서스틴베스트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 권고했다.

수탁위는 지난 2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로부터 한진칼 안건을 전달받은 상태다. 통상 국민연금은 보유 주식 의결권을 기금운용본부 산하 투자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행사하지만 기금운용본부가 판단하기 곤란해 수탁위에 결정을 요청한 안건이나 수탁위가 회부 요청한 안건은 수탁위의 결정을 따르게 된다. 투자위원회의 주총 안건 처리 일정이 늦어지면서 수탁위로의 전달도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수탁위원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한항공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탁위는 앞서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정몽원 만도 회장 선임에 반대하지 않고 기권을 결정한 바 있다.

수탁위는 지난 19일 정몽원 만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 한라홀딩스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모두 기권하기로 결정했다. 기권 사유로는 "경영개선 노력이 다소 미흡하나 그간 노력과 최근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전했다.

◇당장은 줄어든 부담감…분쟁 장기화 때 '나침반' 역할

국민연금은 3자 주주연합 측이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캐스팅보트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어진 상태다.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연합 측이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가처분 소송 2건은 모두 기각됐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은 올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지분 5%에 해당하는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합계 8.2%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1월10일에야 주식 보유목적을 '투자목적'이 아닌 '경영참가목적'으로 변경 공시했다. 이에 반도건설이 과거 주식보유 목적을 허위로 공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반도건설 측은 보유 주식 전체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허용돼야 한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앞서 조 회장 측이 확보한 의결권이 있는 우호 지분은 37.15%, 주주연합 측은 31.98%로 추산됐다. 그러나 반도건설의 의결권이 제한됨에 따라 주주연합 측 우호 지분은 28.78%로 떨어지고,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8.37%포인트로 벌어졌다.

다만 양측이 지분율 경쟁을 심화하면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 수도 있어 이번 수탁위의 결정은 여전히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시 주총이 열리게 되면 국민연금은 이번 수탁위의 결정을 참고해 다시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이 맺은 주식 공동보유 계약기간이 5년이며 3자 연합 측은 이번 주총에서 행사할 수 없는 지분의 매입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KCGI 측은 지난 24일 한진칼 주식을 장내 매수 방식으로 추가 취득해 3자 연합의 지분율이 총 42.13%가 됐다고 공시했다. 조 회장 측 지분율은 41.4%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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