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상공인 대출, 신용등급 따라 대출기관 달리…홀짝제도 도입"
정부 "소상공인 대출, 신용등급 따라 대출기관 달리…홀짝제도 도입"
  • 뉴시스
  • 승인 2020.03.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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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원 규모 소상공인 금융 지원 신속 집행 방안 마련
1~3등급, 시중은행서도 5일 내외 대출…한도 3000만원
1~6등급엔 기업은행 대출…"2~3주가량 처리 기간 소요"
4등급 이하엔 인당 1000만원 한도 소진공 경영안정자금
소진공 신청땐 생년 기준 홀짝제…필요 서류도 간소화
소상공인들이 25일 오전 대구 북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에서 정책자금 확인서발급 및 상담 등을 위한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2020.03.25.   20hwan@newsis.com
소상공인들이 25일 오전 대구 북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에서 정책자금 확인서발급 및 상담 등을 위한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7일 "현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중심인 자금 공급 채널을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소진공 3가지 채널로 확대해 자금을 본격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소상공인 금융 지원 신속 집행 방안'을 설명하는 브리핑을 열고 "12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관련 세부 지침이나 전산 시스템을 준비하는데 불가피하게 시간이 소요되는 가운데 특정 기관으로 자금 신청이 몰리면서 자금 공급에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9일 시중은행 이차보전대출 3조5000억원, 기업은행 초저금리대출 5조8000억원,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2조7000억원 등 총 12조원 규모, 금리 1.5% 수준의 '초저금리 금융 지원 패키지'를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다수의 소상공인이 새벽부터 줄을 서고 제대로 된 상담이나 대출 신청을 하지 못하는 등의 상황이 이어지자 정부는 자금 제공 기관 간 역할 분담을 통해 업무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병목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추가로 내놨다.

신용이 1~3등급 사이인 소상공인들은 다음달 1일부터 시중 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한도는 3000만원이다. 모든 은행에서 취급하고 보증 수수료 역시 없으며 신청 후 5일 내외로 대출이 이뤄진다.

기업은행의 초저금리 대출은 신용이 1~6등급 사이인 경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1일부터 신청을 받고 같은달 6일부터 본격적인 심사를 개시할 계획이다. 기업은행과 지역 신용보증기금 간 전산 시스템을 연결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출 신청과 본격 심사 시점 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김 차관은 설명했다.

이 상품은 신용보증기금(1조9000억원)과 기술보증기금(9000억원), 지역신보(2조9000억원)의 보증을 바탕으로 제공된다. 지역신보 보증을 통한 3000만원 이하 대출은 5일 내외로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했으며 지역신보의 보증 심사 업무는 한시적으로 기업은행에 위탁해 기업은행에서 대출·보증 심사를 일괄 진행하도록 했다. 다만 "시행 초기인 다음달 하순까지는 신청 접수가 몰리면서 2~3주가량의 처리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김 차관은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

신청 인원이 몰리며 과도한 대기 시간과 줄 서기 등이 초래됐던 소진공 경영안정자금의 경우 신청 대상과 대출 한도를 제한한다.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신용등급이 4등급 이하인 경우에만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1인당 대출 한도도 1000만원으로 제한했다. 1인당 보증대출 한도 역시 한시적으로 70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낮췄다.

김 차관은 "지역신보에서의 보증심사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에 보증대출을 신청한 사람에게 실제 대출이 이뤄지기까지는 4주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했다.

신용이 1~3등급 사이이더라도 대출 금액을 3000만원 이하로 낮추면 기업은행의 초저금리 대출로 전환·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이때는 소진공의 안내 문자에 따라 순차적으로 방문하도록 해 한꺼번에 신청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다. 1000만원 이하의 대출을 원할 땐 즉시 무보증 대출로 전환·신청할 수 있다.

신용등급에 따라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소진공 3개 기관의 대출 프로그램이 나뉘어 운영되는 만큼 온라인(나이스 평가정보 사이트, www.credit.co.kr)에서 4개월마다 1번씩 무료로 신용등급을 사전에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소상공인 지원센터에 직접 방문해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김 차관은 "신용등급에 따라 다른 기관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보다 빨리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분들은 은행별 기업신용등급 체계가 나이스평가정보와 다를 수 있어 실제 대출 가능 여부는 은행 창구에서 최종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음달 1일부터 소진공 경영안정자금 신청 과정에서 생년을 기준으로 한 홀짝제를 실시한다.

김 차관은 "1, 3, 5, 7, 9 같은 홀수 날짜엔 생년이 홀수인 분이, 2, 4, 6, 8, 0 같은 짝수 날짜엔 생년이 짝수인 분이 경영안정자금을 신청할 수 있다"면서 "당장은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정착된다면 지금보다 대출 신청 관련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1000만원 이하 무보증 대출의 경우 필요 서류를 사업자등록증명, 임대차계약서, 통장 사본 등 3가지로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단, 한 명이 복수의 대출 기관으로부터 초저금리 자금을 지원받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확인서를 제출받도록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출 신청 서류, 대출 조건 등 대출에 필요한 정보를 종합·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소상공인 금융 지원 포털'을 조속히 구축할 방침이다. 구축 전이라도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소진공 홈페이지 등에서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온라인을 통해 대출 상담·신청을 사전 예약하는 온라인 사전예약시스템을 확대 운영함과 동시에 현장에선 번호표 배부 등을 통해 애로를 해소해 나간다.

아울러 신용보증재단 중앙회의 지역신보에 대한 재보증 비율을 현행 50%에서 60%로 높여 지역신보가 보다 적극적으로 보증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상공인 정책 금융을 취급하는 소진공, 지역신보 등 정책 금융기관 담당자와 기업은행·시중은행 임직원에 대해선 고의·중과실이 없다면 면책 규정을 적용한다. 특히 업무가 집중되고 있는 지역신보 지역재단은 지방기관 경영 실적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한다.

김 차관은 "지금 시국은 평시가 아닌 준 전시와 같은 상황"이라면서 "꼭 필요한 자금을 제때 지원받지 못해 불편을 겪은 소상공인 여러분께 송구하며 현재 상황이 조속히 나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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