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도전이다. 좋아, 해보자 마취통증의학과 신원정 교수
모든 순간이 도전이다. 좋아, 해보자 마취통증의학과 신원정 교수
  • 진영동 기자
  • 승인 2020.04.01 0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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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선천성심장명센터, 소아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일 때 "이렇게 해보면 안 될까요?"라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 자칫 지도 교수의 방식에 반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좋아, 해봐"였다. 오히려 놀란 건 신 교수 자신이었다. 항상 새로운 걸 먼저 받아들이고 치료에 필요한 노하우와 지식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스승을 닮고 싶어졌다.

신원정 교수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신원정 교수

 

서울아산병원은 신 교수에게 어릴 때부터 친근한 곳이었다. 둔촌동에 실면서 병원이 세워지는 것을 보았고 동네 환경이 점차 발전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체감했다. 

신 교수는 늘 신관 수술장에 머문다. 마취 환자에게 산소가 30초만 들어가지 않아도 속수무책의 상황에 빠지기 때문에 비상 콜에 늘 대비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마취통증의학과 방지연 교수는 "꼼꼼한 시간 관리와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는 신 교수의 품성에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엄마로서의 경험은 환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한층 달라지게 했다. 부모와 교수의 역할에 분명한 상호작용도 있었다. 이해의 폭과 소통의 여지가 넓어진 것이다. 

신 교수는 서른다섯 살에 소아 심장 마취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적성을 찾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신 교수의 차분한 성격은 갑작스러운 응급상황을 진정시키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됐다. 마취를 거듭하면서 소아 환자의 발달단계에 따른 가장 적절한 마취를 찾고 싶어졌다. 신경세포와 그 연결이 미숙한 소아 환자의 경우 적당한 마취의 근거와 마취로 인한 영향이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취 중에 생체신호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이상 징후를 예측하고 발달이 지연되는 아이들을 역추적해 마취의 영향을 찾는 연구를 진행중입니다. 다양한 변수에서 패턴을 찾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거예요. 하지만 소아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마취를 하자는 게 우리의 목표이기 때문에 꼭 밝혀내고 십습니다."

신 교수가 꿈꾸는 의사의 모습은 "제 위치에 걸맞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매 순간 성찰과 발전이 필요하죠. 더구나 지금은 사람이 안 해도 되는 일이 많잖아요. 그런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까지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요. 마음을 헤아리고 대화하며 협력하는 것 말이에요. 진료나 연구를 잘 해야 하는 건 기본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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