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주총…국민연금 파급력 줄었다
막 내린 주총…국민연금 파급력 줄었다
  • 뉴시스
  • 승인 2020.03.3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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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사전 공시 228곳…98곳에 일부 '반대표'
국민연금, 이사 선임안 44곳에 반대해 부결 '0건'
감사 선임 34건 반대…1곳만 정족수 미달로 부결

슈퍼 주주총회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곳들이 주총에서 대부분 가결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더라도 주주총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31일 뉴시스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전체 228곳의 상장사에 대해 의결권 사전 행사를 공시했다. 주총 안건을 모두 찬성한 비율은 57.0%(130곳), 일부라도 반대한 비율은 43.0%(98곳, 기권 포함)로 집계됐다.

특히 국민연금은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 선임안에 반대 비율이 높았다. 국민연금은 전체 상장사 중 44곳에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이사 선임에 대거 반대했으나 주총에서 모두 원안대로 가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사 선임에 반대한 전체 44곳 중 29곳에 대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했다. 29곳에는 SK텔레콤, KT, 효성, 한샘, 삼성바이오로직스,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상장사들이 포함됐으나 모두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안건 승인됐다.

위탁운용사도 15곳에 대해 일부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모두 주총에서 가결됐다. 위탁사는 의결권을 나눠 행사하기 때문에 비율대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

이사 선임에 이어 국민연금의 반대표가 많았던 안건은 이사보수 한도액 승인안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총 37곳 상장사에 대해 이사보수 한도액 승인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직접 행사와 위탁 행사는 각각 22곳, 15곳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은 대체로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금액에 비춰볼 때 과다한 편이고 보수금액이 경영 성과보다 커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감사 선임에 대해서도 다수 반대표를 행사했으나 대부분 원안대로 처리됐다.

국민연금은 총 34곳의 감사 선임에 반대했는데, 이중 S&K폴리텍의 백봉기 감사 재선임안만 부결됐다. 국민연금은 이 선임안에 대해 '장기연임에 따른 독립성 훼손 우려'에 따라 반대표를 행사했다.

해당 부결은 국민연금이 반대표 행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 '3%룰'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사는 감사 선임 시 최대주주 등의 의결권이 전체 지분의 3%로 제한되는 3%룰이 있어 종종 선임에 부침을 겪는다.

또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샘표식품, 네오위즈, 지에스홈쇼핑 등 9곳에 대해 재무제표 승인을 반대하거나 일부 반대했으나 모두 가결됐다.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증권선물거래위원회 감리 결과와 제재조치 취지 등을 감안해 반대했으나 주총에서 원안대로 승인됐다. 샘표식품과 네오위즈, 지에스홈쇼핑 등 8곳은 위탁운용사가 일부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정관변경안에 대해서는 제이콘텐트리, 보령제약, 조선내화, 삼양통상 등 4곳에 대해 반대했으나 모두 가결됐다.

국민연금은 제이콘텐트리의 정관변경안에 대해 "전환주식 및 상환주식 발행한도가 과다하고 정당한 사유없이 전환상환 주식의 주요조건을 이사회 결의로 정하도록 돼 있다"며 "사채발행 권한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게 위임하는 것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조선내화에 대해선 "정당한 사유없이 이사의 임기를 단축해 사외이사 임기 단축에 따른 주주권익 침해 우려가 있다"고 했으며 보령제약에 대해서는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한도가 과다해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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