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코로나19, 실물·금융 악순환…디플레 위험도"
금통위 "코로나19, 실물·금융 악순환…디플레 위험도"
  • 뉴시스
  • 승인 2020.03.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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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금융→실물 악순환적 연계 지속
금리인하 소비·투자 활성화 어렵지만
민간 부담 완화, 금융시장 불안 제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대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포인트를 인하, 0.75%로 사상 첫 0%대로 진입 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대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포인트를 인하, 0.75%로 사상 첫 0%대로 진입 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임시 회의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인하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파급에 대해 깊은 우려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다시 실물경제가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당초 예상보다 충격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31일 한은이 공개한 '2020년도 제6차 금통위(임시)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간 악순환적 연계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통위는 지난달 27일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충격이 커지자 지난 16일 임시 금통위를 소집해 금리를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바라보는 금통위원들의 위기감은 상당했다. A위원은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간 악순환적 연계가 상호 작용해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금융시스템의 안정까지 저해되는 극단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거시적·총수요 충격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총수요 위축이 장기화할 경우 디플레이션 위험을 고조시킬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가 소비나 투자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위기에 직면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금융시장 불안 확산을 제어해 경기 급락의 악순환을 완충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위원도 "올해 성장과 물가 경로의 대폭 하락에 대비하고, 단기적으로 모든 경제주체의 유동성 위험 상승에 적극 대처해야 할 상황"이라며 "취약 부분에 대한 유동성 지원 확충을 넘어 과감한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저금리에 따른 주택시장 자금쏠림 현상,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 등 금융불균형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적극적인 재정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 위원은 "사회안전망과 자영업자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우리 기업의 생산역량 손실을 최소화하고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여건을 최대한 확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또 다른 위원도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일시적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과 취약계층에 대한 적극적 재정지원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낸 임지원 위원은 정책 여력을 비축해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위원은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본격적으로 고조될 경우 전통적 통화정책 여력을 급격히 소진하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가는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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