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 의료인력 휴식주기 다가오는데…대체 의료진 부족한 대구
파견 의료인력 휴식주기 다가오는데…대체 의료진 부족한 대구
  • 뉴시스
  • 승인 2020.04.0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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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 많은 요양병원 등서 집단발병↑
파견 의료인력, 공공 2주·민간 4주만 교체
민간의사인력 자원 저조…다른 대책 없어
정부 "의료 수요 줄었지만 우선배치 노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1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 교대를 하기 위해 의료진이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1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 교대를 하기 위해 의료진이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시작으로 지난 2월18일 이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부족한 의료 수요를 지원하기 위해 공공·민간 의료인력이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의료인력의 피로도가 심해지고, 휴식을 위해 의료인력이 교체되는 주기가 다가오면서 대구·경북 지역에서 또 다시 의료 공백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공공보건의사(공보의)들이 의료현장에서 빠지는 대신 이들을 대신할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경북 지역 의료 지원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다. 신천지에 대한 전수조사가 끝난 뒤 확진자 증가세가 잠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최근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또 다시 확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대구 서구 소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11명(환자 10, 종사자 1)이 추가로 확진되면서 121명, 제2미주병원에서도 환자 1명이 새로 확진돼 135명으로 확진자가 증가했다. 제2미주병원(8~11층)과 같은 건물에 있는 대실요양병원(3~7층)에서도 95명이 확인돼 한 건물에서만 230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다.

특히 요양병원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고령에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중증 단계 이상의 증세를 보일 수 있는 고위험군이다. 중증 환자 1명당 의료진 20여명이 치료에 투입돼야 하는 만큼 의료인력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대구 지역에 파견된 누적 파견 의료인력은 의사 836명, 간호인력 1107명, 임상병리사 등 290명 등 총 2233명이다. 여기에 임시선별진료소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 255명도 대구 의료 일선에 섰다.

경북 지역에도 지금까지 의사 246명, 간호인력 255명, 임상병리사 등 기타 의료진 87명 등 588명이 파견됐다.

이 중에는 지난 2월20일 처음 배치된 24명과 조기 임용된 750여명의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같은달 24일부터 정부가 모집하고 여기에 자원한 인력, 지난달 11일 배치된 군의관 후보생 100여명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공보의 등 공공 인력은 2주, 민간 의료인력은 1개월 근무가 원칙이기 때문에, 교체 시기가 지났거나 다가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본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공보의 등을 대상으로 일부 교체가 있었다.

의료인력 교체 및 충원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현장에 있는 의료진 수를 비롯해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의료인력 자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원에 적극적인 간호인력과 달리 의사인력 자원 숫자는 저조한 상황이다.

송준헌 중앙사고수습본부 인력관리팀장은 "기존 공보의들이 보건소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다음주가 되면 2주가 지나서 교체해야 한다"면서 "다른 지역에도 공보의가 파견돼 활동을 하고 있고, 일부는 현재 모니터링 기간이고, 교체 주기도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몇 명이 현장에 있는지를 하루마다 파악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 지원 중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의 간호 인력은 많이 지원해 오신다"면서 "의사의 경우 민간 부문에서 많이 모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누적 자원 의사는 대구에 61명, 경북에 29명 정도로 알고 있고, 나머지는 군의관이나 아직 활동 중인 공보의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27일 오후 대구 달성군 관계자들이 50여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달성군 다사읍 제이미주병원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27일 오후 대구 달성군 관계자들이 50여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달성군 다사읍 제이미주병원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정부는 다만 대구·경북 지역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환자 수가 예전보다 줄어든 만큼 필요한 의료진 수도 점차 줄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완치자가 많이 나오면서, 의료 수요도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6일까지 대구 지역에서 퇴원한 환자는 15명에 불과했지만, 12일 만인 지난달 18일 0시 기준 퇴원 환자 수는 1000명을 넘겼다. 지난달 27일 0시 기준 대구 지역에서 완치자 수는 3324명으로, 격리 치료 중인 환자 수 3094명을 넘었다. 경북 지역에서도 27일 0시를 기해 완치자 수가 격리 환자 수를 추월했다.

정부는 현재 환자 수와 의료 수요 등을 파악해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인력을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준헌 팀장은 "완치자가 많아지면서 생활치료센터를 비롯해 선별진료소, 병원에 필요한 의료인력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수요 감소를 고려해 대구시와 협의하면서 인력을 교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경북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충분히 보내드리고 있다"면서도 "항상 보내는 규모가 고정돼 있지는 않고, 환자 수나 의료 수요를 파악해 교체 1주일 전 대구시와 협의를 거쳐 의료 인력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체 채취 인원 부족 논란에 대해 송 팀장은 "대구 지역 초기 유행 때 중요했던 게 선별진료소 투입 인원이었다"면서 "검체 채취도 예전보다 많지 않기 때문에 인력을 절정 상황 때처럼 배치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구·경북 지역 소재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을 중심으로 집단발병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들 지역에 필요한 의료인력 배치를 먼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팀장은 "최근에 요양병원 등에서 확진 환자가 많이 나온다"면서 "대구시에서 원하는 수준에서 인력을 충원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그곳으로 많이 배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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