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유럽발 국내 완성차공장 셧다운…2월 악몽 재연되나
이번엔 유럽발 국내 완성차공장 셧다운…2월 악몽 재연되나
  • 뉴시스
  • 승인 2020.04.0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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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평택공장, 2일부터 라인별 순환휴업…"유럽산 부품 부족"
자동차산업협회 "중소협력업체 줄도산 위기…유동성 지원 필요"

쌍용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유럽산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국내 공장 순환 휴업에 들어갔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중국산 부품 부족 사태로 국내 5개 완성차공장이 모두 셧다운됐던 2월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2일 쌍용차 관계자에 따르면 평택공장은 이날부터 유럽산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생산라인별 순환 휴업을 실시한다. 쌍용차가 코로나19 사태로 생산 차질을 빚은 것은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사태로 지난달 4~12일 공장 가동을 셧다운한데 이어 두 번째다.

이날은 평택공장 3개 생산라인 중 2라인이 쉬고, 1·3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쌍용차는 일단 이달까지 순환휴업을 실시할 방침이지만, 부품 공급이 정상화될 경우 언제라도 가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쌍용차는 보쉬, 콘티넨털 등 유럽 업체에서 트랜스미션, 엔진·구동 관련 부품, 전장 주요 부품들을 납품받아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유럽에 있는 부품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며 일부 부품의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유럽공장이 코로나19로 멈춰서다보니 부품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대체망이 중국에 있지만 중국 역시 100% 가동은 아니라 물량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순환휴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유럽산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중국산 부품부족사태로 인해 지난달 발생한 국내 완성차공장 도미노 셧다운 사태가 또다시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자동차산업연합회 역시 지난 2일 코로나19 기업애로지원센터 2차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4월 이후부터는 글로벌 부품 조달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완성차업체들이) 열흘 이상의 국내공장 휴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협력업체들은 유동성 악화에 대비해 임금 지불 유예나 삭감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 모회사를 둔 한국지엠과 유럽을 기반으로 하는 르노삼성 역시 상황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내수가 39.6% 증가했음에도 수출이 20.8% 감소하며 전체 판매가 11.8% 줄었다. 르노삼성 역시 해외 판매가 57.4% 감소하는 등 여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중국과 한국 등 일부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생산기지가 대부분 문을 닫으며, 생산과 판매가 모두 크게 위축됐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3월18일~4월10일) ▲체코(3월23일~4월9일) ▲인도(3월23일~4월15일) ▲브라질(3월23일~4월9일) ▲러시아(3월28일~4월3일) ▲터키(3월27일~4월10일) 등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기아차 역시 ▲미국(3월30일~4월10일) ▲슬로바키아(3월23일~4월3일) ▲인도(3월24일~4월15일) ▲멕시코(4월8~14일)이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달 완성차업체의 국내공장 셧다운으로 한 차례 고통을 겪은 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업체들의 셧다운 등으로 국내 부품업체들은 이미 20~30%에 달하는 매출 감소를 겪고 있으며, 이달부터는 매출 감소폭이 훨씬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 정만기 회장은 "우리의 경우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 대응으로 국내요인으로 인한 공장 셧 다운은 없으나,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글로벌 생산차질과 수요위축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우리 자동차산업의 생태계도 붕괴될 위험이 있으며, 특히 중소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이 우려된다"고 우려했다.

정 회장은 "공공기관 구매력을 집중 실현하는 등 향후 몇 달간의 글로벌 수요 급감을 내수가 대체해주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며 "이미 마련한 100조 금융패키지에 의한 기업 유동성 공급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현장지도를 강화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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