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명단' 온라인서 나돈다…미확인 정보 유포 우려
'n번방 명단' 온라인서 나돈다…미확인 정보 유포 우려
  • 뉴시스
  • 승인 2020.04.0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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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유료회원결제 리스트' 파일, 재유포
텔레그램 '주홍글씨' 방 내 내용 캡처·제작
이름·나이·연락처 담겨, 일부 가족정보까지
대화 등 토대로 자체 판단…피해 발생 우려

텔레그램 등에서의 성 착취물 제작·유포 범행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높아지는 가운데, '사건 연루자'라고 언급된 이들의 신상정보가 '명단' 형태로 만들어져 온라인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n번방 유료회원결제 리스트'란 이름의 PDF(Portable Document Format) 파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이 파일은 카카오톡을 통해 개개인들에게 재차 전달되는 모양새다.

한 네이버 블로그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파일 안에는, '텔레그램 n번방 유료 결제한 사람들 list 목록' 아래 약 40명에 달하는 이들의 이름, 나이, 연락처, 사진 등 신상정보가 담겼다.

일부 특정인의 경우 주소지·직업·출신학교·사회관계망서비스(SNS)뿐만 아니라 가족관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민감한 정보까지 포함됐다.

해당 정보들은 텔레그램 '주홍글씨' 방에서 나온 자료들을 캡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달 7일 개설된 주홍글씨는 텔레그램 성착취물 공유자들에 대한 '자경단'을 자처하며 "텔레그램 3대 강력범죄(페도, 지능, 판매)를 강력히 규탄하며 범죄자들의 인권 또한 따지지 않는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페도'는 어린아이를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하는 도착증을 의미하는 의학 용어 '페도필리아'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조주빈(25)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있다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조주빈(25)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있다

전날 오후 기준 1만14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주홍글씨에서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박사방', 'n번방'을 비롯한 곳곳에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언급되는 남성들에 대한 신상정보가 퍼지고 있다. 어림잡아도 수백명이 훌쩍 넘어 보이는 수이고, 이 외에 피해자로 보이는 이들의 개인정보도 함께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주홍글씨는 n번방 운영자들 간 알력 다툼 과정에서 서로의 신상정보를 '박제'하기 위해 파생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들은 "n번방, 박사와 전혀 관련 없이 독자적으로 작년부터 활동한 단체"라며 "우리는 정치단체가 아니다. 정의롭다고 말한 적도 없다. 우리도 범죄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특정인들과 나눈 1대 1 대화내용 및 과거 자료 등을 토대로 연루자라고 판단해 대한 신상정보를 올리고 있지만, 수사기관 등 공식적으로 파악된 내용이 아니어서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경찰은 자경단 텔레그램 방 내 개인정보 전파 과정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 및 신상정보 유출 등에 대해 수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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