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여론조사 無' 깜깜이 총선…최대 변수 '설화'
내일부터 '여론조사 無' 깜깜이 총선…최대 변수 '설화'
  • 뉴시스
  • 승인 2020.04.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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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무당층 22%…비례투표 부동층 25%
역대 선거, 유권자 절반이 투표 일주일 내 결심
휘발성 큰 '막말·실언' 리스크 부상…여야 고심
이해찬 "열세에 도드라진 짓…우린 그러지 말라"
통합당 '3040 無논리' '장애인' 발언 김대호 제명
부산 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7일 오전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유채꽃단지에 조성된 기표풍선 써클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부산 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7일 오전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유채꽃단지에 조성된 기표풍선 써클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오는 9일부터 4·15 총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나 보도가 금지되면서, 총선 당일까지 일주일 간의 '깜깜이 선거' 기간 동안 요동칠 표심의 향배를 놓고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모든 선거 이슈를 빨아들인 초유의 상황에서 막말·실언 등 휘발성이 큰 설화(舌禍)로 크게 헛발질을 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각 당의 입조심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9일 0시부터 선거일인 15일 투표 마감시각까지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보도할 수 없다. 다만 9일 이전 실시된 여론조사에 대해선 조사시점을 밝히고 보도할 수 있다.

선거 당일까지 합하면 일주일여 동안 여론조사를 통한 각 지역구의 판세 변화를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각 정당은 공표하지 않는 자체 여론조사로 여론의 추이를 살필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블랙아웃 기간 내 표심이 출렁이면서 이전에 실시된 사전 여론조사와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왕왕 있다.

지난 20대 총선이 대표적인 사례로, 선거 일주일 전 실시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이 더불어민주당을 더블스코어에 가깝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총선 결과는 새누리당 122석, 민주당 123석이었다.

블랙아웃 직전까지도 4명 중 1명꼴인 무당층·부동층의 향배도 변수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 무당층은 올해 들어 가장 낮지만 여전히 22%로 나타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에서도 부동층이 4명 중 1명(25%)꼴로 나타나 첫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 하에서 유권자들의 고심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유권자들의 절반 가량은 선거일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투표 후보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중앙선관위가 20대 총선 직후 실시한 '유권자 의식 조사'에 따르면, 지지 후보 결정 시기를 '투표일 일주일 전'에 결정했다는 응답이 25.4%로 가장 많았고, '투표일 하루~사흘 전'은 16.4%, '투표 당일'은 5.6%로 나타났다. 투표 일주일 전 지지 후보를 정한 유권자가 47.4%로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실시한 역대 총선 사후 조사에서도 투표자 중 절반 가량이 선거일 일주일 이내에 지지 후보를 결정했다. 16대 총선에선 50%, 17대 총선에선 46%, 18대 총선 53%, 19대 총선은 43%였다.

결국 '블랙아웃' 기간 내 발생한 이슈가 막판 흐름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설화'가 그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004년 17대 총선의 경우 선거를 3주 가량 앞두고 정동영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장이 노인들을 겨냥해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해 '노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일이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선 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의 과거 막말이 선거판을 흔들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선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의 "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간다(이부망천)"는 발언이 회자됐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7일 앞둔 8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선거대책위원회가 열린 가운데 이해찬 대표가 기호 1번과 5번을 손가락으로 표시하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7일 앞둔 8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선거대책위원회가 열린 가운데 이해찬 대표가 기호 1번과 5번을 손가락으로 표시하고 있다.

여야는 이같은 설화가 총선 판세를 흔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몸조심에 나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부산에서 열린 합동 선대위 회의에서 "대개 열세에 있는 사람이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도드라진 짓을 많이 하게 되는데 우리당은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고 돌출 언행 자제를 당부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경부선 철로 지하화 공약을 거론하면서 "부산을 올 때마다 왜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해 '지역 폄하'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통합당은 '3040세대 무논리' '나이가 들면 장애인이 된다'는 발언 등으로 막말 논란에 휩싸인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를 발빠르게 제명하며 수습에 부심했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오며 열기가 고조된 당과 후보들의 발언 수위가 올라가면서 설화 논란은 언제든 재발될 수 있어 향후 전개를 놓고 귀추가 주목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와 경제위기라는 거대한 이슈가 있어 과거 같으면 사나흘은 갈 막말이 빨리 묻히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수위가 높은 발언은) 묻히기가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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