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수레 몰기(趙 襄 主 學 御)
어설픈 수레 몰기(趙 襄 主 學 御)
  • 강주택 고문(사장, 한아름기획)
  • 승인 2018.09.18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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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주는 왕오기에게 수레 몰기를 배웠다. 조양주는 배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어느 정도 배웠다고 여겨 왕오기와 실력을 겨루어 보고 싶었다. 수레를 몰고 막 들판에 이른 그는 휙휙 채찍을 휘두르며 말을 빨리 몰아 왕오기를 따라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세 번이나 말을 바꾸어 탔지만 뒤쳐지기만 할 뿐 아무리 해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조양주는 기분이 매우 언짢아 왕오기를 불러 놓고 꾸짖었다. "너는 왜 수레 모는 기술을 다 가르쳐 주지 않았느냐?"

왕오기가 대답했다. "제가 알려드리지 않고 숨긴 것이라곤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주군께서 말 부리는 법이 지나치기 때문입니다. 수레를 모는 데는 규칙이 있습니다. 우선 말의 상태를 잘 살펴보고, 끌채를 씌우고 적당히 느슨하게 죄어 말이 편안하도록 해야 합니다. 동시에 수레를 모는 사람은 기운을 가라앉히고 말이 달리는 도중에 일어나는 상황을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빨리 달릴 수 있고 멀리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군께서는 앞서면 제가 따라잡을까 염려하고, 뒤에 쳐지면 필사적으로 따라잡으려고만 하니 말이 죽고 사는 것은 전혀 살피지 않았기 때문에 뒤쳐진 것입니다. 

말을 몰고 멀리까지 달려가는 경주를 할 때는 앞서지 않으면 뒤쳐집니다. 그런데 앞서든 뒤쳐지든 마음이 언제나 저에게 와 있으니 도대체 어떻게 말과 마음을 맞출 수 있겠습니까? 주군께서 뒤쳐지는 까닭은 이 때문입니다."

▶ 이해와 득실에 지나치게 마음을 빼앗기면 오히려 실패하고 잃어버린다. 얻는것이 있다면 잃는 것이 있고,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지는 사람이 있다. 그러므로 언제나 이길 수도 없고, 언제나 지는 것도 아니다. 지면 그 까닭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문제를 보완하면 다음번에는 이길 수 있다. 이기고 나서도 왜 이길 수 있었는지 자세히 분석하면 다음에도 이길 수 있다. 한번의 성패에 지나치게 연연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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