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의 미학으로 탄생하는 성형수술
외과의사의 미학으로 탄생하는 성형수술
  • 오신기 기자
  • 승인 2020.05.26 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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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의 손은 가늘고 긴, 아름다운 손이 아니다. 굵고 뭉뚱한, 그래서 언뜻 보기엔 미련해 보이는 손이다. 특히 목숨까지 거는 무한 책임이라는 외롭고 두려운 길을 묵묵히 걸어갈 때 외과 의사의 손은 빛난다. 

일반인들은 미용성형과 재건성형을 완전히 다른 분야의 수술로 생각하고 있다. 대학병원은 재건성형만 하는 곳으로 여기는 사람도 많다. 이는 미용성형을 의술이 아닌 기술로만 인식하기 때문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재건성형과 미용성형은 사실 별개의 수술이 아니다. 재건성형의 일부가 미용성형이라고 봐도 된다. 

만약 앞이마가 편평한 아이와 앞이마가 편평한 젊은 여자가 와서 수술을 해달라고 할 때, 그 아이에게 하는 수술은 재건수술이고 젊은 여자에게 하는 것은 미용수술인가? 또 젊은 여자가 받는 쌍꺼풀 수술은 미용수술이고, 다운증후군 아이가 받는 눈앞 트임 수술은 재건수술인가? 하지만 성형외과 의사에게 그 수술들은 모두 같은 수술이다. 

태생적인, 혹은 후천적인 얼굴 기형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이 얼굴 재건센터이다. 비틀어진 얼굴 형태를 정상인 처럼 바꾸고, 귀를 만들어주고, 두개골 모양을 바꾸어주는 등의 수술을 하는 곳이다.

외과의사, 특히 성형외과 의사는 미적 감각도 뛰어나야 한다. 하지만 성형외과 의사의 미적 감각은 예술가의 그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외과 의사의 미학은 어쩌면 환자의 갈망을 가슴으로 느끼고 이를 예리한 손끝으로 표현하는 데서 나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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