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못미, 고통없는 세상에서…" 가방 속 숨진 9살 추모 잇따라
"지못미, 고통없는 세상에서…" 가방 속 숨진 9살 추모 잇따라
  • 뉴시스
  • 승인 2020.06.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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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환서초·아파트 추모공간 마련
"항상 웃는 아이였는데…" 이웃들 눈물
5일 충남 천안시 백석동에 위치한 아파트 상가건물에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이 만련돼 있다. 2020.06.05.007news@newsis.com
5일 충남 천안시 백석동에 위치한 아파트 상가건물에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이 만련돼 있다. 2020.06.05.007news@newsis.com

 "항상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천진난만한 모습이었는데…", "갇혀 있는 동안 배고프고 물이 먹고 싶었을텐데."

충남 천안에서 계모에 의해 7시간 가까이 여행용 가방 속에 갇혔다가 의식불명 상태에서 끝내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5일 환서초등학교에 마련됐다.

아이가 살던 아파트 주민들도 인근 상가에 자체적으로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등 숨진 초등학생을 위한 추모도 잇따랐다.

천안 환서초는 이날 오후 2시 교내 운동장에 지난 3일 숨진 3학년 A(9)군을 추모하기 위한 분양소를 마련했다.

분향소는 학교 교문 안쪽에 마련해 학생들과 학부모들, 주민들이 A군을 추모할 수 있도록 했다. 분향소가 마련되자 교사들과 교직원들이 가장 먼저 찾았다.

한 교사는 A군의 분향소 입구부터 헌화를 마칠 때까지 눈물을 흘리면서 A군을 추모했다.

한 교사는 “A군이 전학을 와 1년밖에 다니지 않았지만, 항상 밝은 모습을 간직했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이라며 "학교 사진 속에서도 항상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모습이 천진난만하고 활달한 아이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 5일 오후 충남 천안시 환서초등학교에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위한 합동분양소가 마련된 가운데 교사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0.06.05.007news@newsis.com
= 5일 오후 충남 천안시 환서초등학교에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위한 합동분양소가 마련된 가운데 교사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0.06.05.007news@newsis.com

분향소는 7일까지 운영하며 저녁 시간에는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오후 5시까지만 개방된다.

이날 A군이 살던 충남 천안 백석동 한 아파트 단지 상가에는 아파트 주민이 자체적으로 조성한 A군을 위한 작은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1평 남짓 책상 위에는 국화꽃을 비롯해 '초코파이', '칙촉', '버터와플' 등 아이가 좋아할 만한 과자와 사탕 등이 올려져 있다.

또래 아이로 보이는 한 학생은 7시간 동안 가방 안에서 갇혀 있던 A군이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를까봐 공깃밥, 음료수, 물, 칫솔 등을 놓고 가기도 했다.

벽에는 많은 어른은 지켜주지 못한 마음을 메모에 남기면서 A군에 미안함을 표현했다.

한 주민의 메모에는 "고통 없는 곳에서 마음껏 날개 펴며 살기 바란다"며 "가슴이 너무 아프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글을 담겨 있다.

9세 아이를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의식불명 상태에 빠트린 혐의로 긴급체포 된 사실혼 관계의 40대 여성이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원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DB.
9세 아이를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의식불명 상태에 빠트린 혐의로 긴급체포 된 사실혼 관계의 40대 여성이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원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DB.

A군의 추모공간을 만들자고 건의한 한 입주민은 "입주민들에게 이런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는데 많은 분이 흔쾌히 동의해 주셨다"며 "처음 이런 소식을 접했을 땐 아이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상태였다. 깨어나길 간절히 소망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탤런트 유선씨는 자신의 SNS에 추모 글을 올리는 등 A군을 추모하기 위한 네티즌들의 추모글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전날 구속한 계모 B씨에 대한 수사에 이어 친부에 대해서도 폭행 가담 여부 등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의 부검을 진행 중이며 결과는 7∼10일 소요된다"며 "현재 참고인인 아버지에 대해 폭행 가담이나 방조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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