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드라마 한 편으로 치매 감별 가능
미니 드라마 한 편으로 치매 감별 가능
  • 고일봉 기자
  • 승인 2020.06.1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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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짜리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만으로도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국내 대학병원 연구팀이 뇌과학에 기반한 시나리오로 만든 영상을 토대로 치매를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영상은 생일을 맞은 1명과 파티에 초대받은 6명에게 일어나는 상황을 중심으로 한 미니 드라마다. 상영시간은 7분에 불과하지만 등장인물, 배경, 소품, 어투 및 억양 등 모든 요소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돼 개인의 인지 기능 평가에 최적화됐다.

검사는 피험자가 드라마를 모두 시청한 뒤 관련 내용 등에 대해 설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드라마 전체 분량을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으로 구성하는 것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기존 검사가 여러 단어를 나열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  외우라는 등 일종의 시험과 같았다면, 새진단법은 피험자의 인지 기능이 일상생횔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보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의미다. 이러한 영상을 보고 설문에 답한 피험자의 답변 내용은 기계학습을 통해 통계적 분석을 거쳐 만든 알고리즘으로 풀어냈다. 

실제로 연구팀이 주관적 인지 기능장애 환자나 경도인지장애 환자나 경도인지장애, 치매 환자 등 52명을 대상으로 검증에 나선 결과, 시험의 정확성을 가늠하는 민감도가 93.8~95.1%에 달했다. 영성을 본 피험자의 답변 내용만으로도 해당 피험자가 정상, 경도인지 장애, 치매 등 어느 쪽에 속하는지 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도인지장애를 보다 세분화하여 치매로 악화 가능성이 높은 아밀로이드 양성인 경우도 새 진단법으로 가려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경우 향후 확진 시 필요한 핵의학검사 대상자를 간추릴 수 있어 불필요한 검사를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기존 검사는 환자의 긴장도를 불필요하게 높일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필요한 인지 능력을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치매를 되돌릴 방법은 아직 없지만 늦출 수 있는 기회는 존재하는 만큼 간편하고 손쉬운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이 이뤄지는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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